[기고] 배터리 화재, 더 이상 남일이 아니다

입력 2025-10-13 15: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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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대구북부소방서장.
이진우 대구북부소방서장.

우리 생활 전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전기차 ▷스마트 전자기기 ▷무선 공구 등 다양한 분야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편리함으로 현대인의 삶 깊숙이 자리 잡고 있지만, 편리함 뒤에는 '화재 위험'이라는 문제가 상존한다.

최근 몇 년 사이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리튬이온배터리 화재는 약 670건에 달한다. 2020년 98건이었던 화재 건수가 2024년에는 117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전동 킥보드 화재가 전체의 70%로 가장 많았고 전기자전거, 휴대폰, 전기 오토바이가 뒤를 이었다. 주요 원인으로는 과충전, 충격 손상, 고온 환경 방치 등이 꼽힌다. 가정이나 차량 내부 등에서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이 곳이 주요 충전 장소여서다.

배터리 화재는 열폭주 현상과 유독가스를 일으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큰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통계는 우리 모두가 배터리 화재의 위험성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예방에 나서야 함을 보여준다.

대구북부소방서는 배터리 화재 예방과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안전한 배터리 사용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공동주택 점검과 연계해 공동주택 160여 곳에 배터리 화재 예방을 위한 안내문을 발송했다. 안내문에는 배터리 사용 시 주의해야 할 점과 화재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방법, 스스로 하는 정기 안전 점검의 필요성 등이 담겨 있다. 또한, 쉽게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를 삽입해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안전교육 자료와 대응 매뉴얼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주민들이 자발적인 예방 활동을 펼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배터리 화재는 작은 부주의나 관리 소홀로 대형 화재로 번질 위험이 있다. 따라서 사용자의 관심과 올바른 사용 습관 등 사용자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배터리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구매, 사용, 보관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안전 수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배터리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인증된 정품을 사용하고, 외형 변형, 사용 중 과도하게 열이 발생하거나 타는 냄새가 나는 등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교체나 점검을 의뢰해야 한다. 올바른 충전 습관도 필요하다. 충전 중에 자리를 비우거나 취침 시간을 피하고, 완전히 충전되면 전원 코드를 분리해야 한다.

충전 장소와 보관 환경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현관문이나 비상구 인근, 가연성 물질이 있는 곳은 피하고, 환기나 통풍이 원활한 안전한 장소에서 충전하고 보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자체의 폐전지 수거함이나 제조사 공식 회수 경로를 이용해, 폐기 과정까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현대인의 삶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배터리 화재의 위험을 줄이는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개인의 부주의가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배터리 화재를 결코 남의 일로 생각해선 안 된다. 개인의 책임감을 넘어, 사회 전체가 함께 예방하고 철저히 대비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할 시점이다. 생활 속 작은 실천만이 편리함을 안전하고 온전히 누릴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