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일간지 스카이데일리는 올해 초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계엄군과 미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을 급습해 중국인 99명을 체포해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로 압송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보수층 일부는 '중국이 개입한 부정선거' 전모(全貌)가 곧 드러나고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 기사들은 사실이 아니었다.
중국인 체포 기사가 논란이 될 당시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중국 간첩을 체포한 일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스카이데일리 보도를 믿었다. 스카이데일리가 '중국인 간첩단 검거 작전은 미 정보당국 산하 블랙옵스(black ops)팀의 작품' '검거 당시 중국인 간첩 혐의자들은 별다른 저항 없이 연행에 응해' '붙잡힌 중국인 간첩 혐의자들 중 한국 선거 가담자들은 오키나와 나하시 소재 모처로, 미국 선거 조작 가담자들은 미국 본토로 각각 압송' '검거된 중국인 간첩 혐의자들의 한국과 미국 선거 조작에 개입했다는 자백 확보' 등 구체적 내용을 적시(摘示)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여러 '잡음'이 있다. 일정한 소리를 내며 작동하는 기계에서 어느 날 '잡음'이 나면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잡음'을 무시하면 심각한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잡음을 무시하는 것도 문제지만 잡음에 매몰되는 것도 위험하다. 스카이데일리 기사를 믿었던 많은 사람들은 잡음(해당 기사)을 체크하는 대신 곧장 심각한 고장 신호로 받아들였다.
사람이 그렇게 생겨 먹었다. 사람은 못마땅한 진실보다는 위로가 되는 거짓말을 믿고 싶어 하는 경향(傾向)이 있다. 사람들이 사기를 당하는 것은 사기꾼의 말이 그럴듯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기꾼의 말을 믿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투자하면 큰돈이 된다"는 말에 '큰돈'에 쏠리는 셈이다. 스카이데일리 기사를 믿었던 사람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드러나지 않은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믿고 싶었던 것이다.
'중국인 99명 체포'뿐만이 아니다. 세월호 음모론, 천안함 좌초 또는 미군 오폭설, 사드 전자파, 광우병 사태 등 모두가 '믿고 싶은 대로 믿는 마음'을 파고드는 거짓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본인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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