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서 파견된 검사 40명이 검찰청 폐지에 반발해 일제히 원청 복귀를 요청한 가운데, 내부에서도 이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 장진영 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향해 "'악의 축'인 검사들을 일선으로 복귀시키라"며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만이 특검에 파견 가 수사를 할 자격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폐지를 주장해온 임 지검장을 언급하며 에둘러 검찰청 폐지를 비판한 것이다.
그는 "특검 수사를 더럽히는 파견 검사들을 당상 일선으로 쫓아내 달라"며 "악의 축인 검사들을 용납할 수 없어 검찰청을 폐지했는데 그 악의 축인 사람들이 지금 특검에 파견을 가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특검 수사가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 사건이냐"며 "중차대한 특검 수사에 '악의 축'인 검찰청 검사들이 파견을 가 특검 수사를 오염시키고 더럽히고 있다"고 했다.
특히 "검찰 구성원들, 특히 검사들은 임 지검장을 제외하고 모두 하나의 인격체로서 연좌제급 무한 연대책임을 지는 악(惡)의 집단"이라며 "현재 특검에 파견 가 수사를 할 자격이 있는 검사는 임 지검장이 유일할 것이다. 임 지검장을 파견해 수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게 해 달라"고 했다.
그는 또 "가장 악취 나는 검사들을 특검 수사에 관여하게 하는 것은 국민들도 용납하지 못하실 것"이라며 "특검 파견 검사들은 수사·기소 분리라는 시대의 절대 진리와도 같은 가치를 거스르며 기소와 공소 유지에도 관여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행인 것은 이러한 악취 나는 검사들이 스스로 일선 복귀를 요청했다니 양심은 있는 모양"이라며 "파견 검사들을 당장 일선으로 내쫓아 민생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며 속죄하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전날 내부망에 김건희 특검팀 파견 검사들의 성명을 공유하며 "파견 검사들의 복귀 요청을 환영하고 지지한다. 법무부와 특검의 신속한 복귀 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중기 특검이 특검법 취지와 내용을 고려할 때 성공적인 공소 유지를 위해 수사한 검사들이 기소와 공소 유지에도 관여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고 한다"며 "특검을 제외한 모든 사건에 대해서는 성공적인 공소 유지가 필요 없다는 것이 최근 통과된 법안의 입법 의도냐"고 했다. 이 글에는 "파견 검사들의 문제 제기에 공감한다"는 댓글이 다수 달리는 등 일선 검사들의 지지도 이어졌다.
앞서 지난달 30일 김건희특검팀 파견 검사 40명은 "현재 진행 중인 사건들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파견 검사들이 일선으로 복귀해 폭증하고 있는 민생사건 미제 처리에 동참할 수 있도록 복귀 조치를 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민중기 특검에게 제출했다.
이들은 "최근 수사·기소 분리라는 명분 하에 정부조직법이 개정돼 검찰청이 해체되고, 검사의 중대범죄에 대한 직접수사 기능이 상실됐다"며 "수사검사의 공소유지 원칙적 금지 지침 등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모순되게 파견 검사들이 직접수사·기소·공소 유지가 결합한 특검 업무를 계속 담당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별검사께서 직접 언론 공보 등을 통해 그간의 특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중대범죄 수사에 있어서 검사들의 역할, 검사의 직접수사·기소·공소 유지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공식적으로 표명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내란 특검팀과 순직 해병 특검팀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내란 특검팀 파견 검사들 사이에서도 최근 회의를 통해 입장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검사들은 복귀 요청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지영 내란특검보는 1일 브리핑에서 "파견 검사 중 일부가 논의한 것은 맞지만 외부로 의견 표명을 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하루빨리 진상을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수사와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