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세부섬 규모 6.9 강진… 최소 69명 사망

입력 2025-10-01 16: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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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잣집 밀집한 산골 지역에 산사태
밤 사이 지진, 사상자 수 늘어날 듯
1886년 건립된 성당도 부분 훼손

1일(현지시간) 필리핀 세부섬 다안반타얀에 있는 산타 로사 데 리마 대교구 성당(1886년 건립)의 외부가 전날 밤 있은 지진 이후 무너진 모습. AP 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필리핀 세부섬 다안반타얀에 있는 산타 로사 데 리마 대교구 성당(1886년 건립)의 외부가 전날 밤 있은 지진 이후 무너진 모습. AP 연합뉴스

휴양지로 유명한 세부섬 등 필리핀 중부를 강타한 규모 6.9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69명에 이르고, 부상자도 15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오후 9시 59분 필리핀 세부섬 북부 해안도시인 보고시에서 북동쪽으로 약 19㎞ 떨어진 해상에서 규모 6.9의 강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11.15도, 동경 124.14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10km다.

현지당국은 밤사이 일어난 강진으로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보고시 인근 메데인 마을에서 잠자던 주민 등이 무너진 집에 깔려 최소 12명이 사망하는 등 지금까지(우리시간 1일 오후 3시 기준) 최소 69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건물도 최소 22곳이 무너지거나 훼손됐다고 집계했다.

인구 9만 명의 보고시에서는 판잣집이 밀집한 산골 지역을 산사태가 덮쳤다. 구조당국이 굴착기 등을 동원해 수색·구조 작업에 나섰지만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구조대원 윌슨 라모스는 AFP통신에 "무너진 건물 아래에 사람들이 갇혀 있을 수 있다"며 "밤새 어둠과 여진으로 구조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시 소방관 레이 카네테는 AP통신에 "퇴근하려고 막사에 있다가 땅이 흔들리기 시작해서 뛰쳐나갔지만 강한 진동 때문에 비틀거리며 땅에 쓰러졌다"고 말했다. 파멜라 바리콰트로 세부 주지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보고시와 외곽 지역의 피해가 생각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며 "정확한 피해 규모는 낮이 돼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강진으로 문화유산도 크게 훼손됐다. 1886년 건립된 다안반타얀 마을의 산타 로사 데 리마 대교구 성당 일부가 무너져 내렸고, 반타얀섬에 있는 사도 성 베드로 성당 일부도 붕괴됐다.

한편 세부섬을 비롯한 필리핀 중부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최근 태풍 '부알로이'로 입은 피해에서 회복해 나가던 상황이었다. 지난달 26일 부알로이가 몰고 온 강풍과 폭우로 홍수가 발생하면서 최소 27명이 사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