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을 정청래 대표 등 집권 여당 인사들이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무너지고 있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천지일보의 의뢰를 받아 지난 9월 26~27일 이틀간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2.0%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49.3%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지난 19~20일) 때보다 3.5%p 떨어진 수치다. 반대로 '부정평가'는 같은 기간 44.1%에서 47.3%로 3.2%p(포인트) 상승했다. 40대의 경우 직전조사에서 65.3%였던 지지율이 50.3%로 무려 15%p가 떨어졌으며, 50대도 직전조사에서 63.3%였으나 57.2%로 6.1%p 급락했다.
30대는 긍정평가 43.8%, 20대 역시 긍정평가 41.4%로 2030에서 부정평가가 절반을 넘었다. 지역별로도 하락폭은 컸다. 서울 지역에서 긍정평가 51.5%에서 45.9%로 하락했고, 부정은 45.9%에서 51.5%로 올라갔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긍정이 49.1%에서 41.0%로 크게 낮아졌고 부정은 48.1%에서 52.8%로 상승했다. 지난 한 두 달 사이에 크게 지지율이 빠진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의장국 자격으로 지난 9월 말 뉴욕 UN총회를 다녀왔다. 기조연설도 했고 한반도 평화 정착 방안으로 'END 이니셔티브' 구상을 천명했다. E(Exchange)는 교류를 의미하고 N(Normalization)은 관계 정상화 그리고 D(Denuclearization) 즉 비핵화를 상징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매우 중요한 방안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뉴스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더불어민주당에서 9월 30일 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조희대 블랙홀'에 정치권 이슈가 매몰되면서 대통령의 순방 행보에 대한 관심은 급격히 사라져 버렸다. 심지어 부산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3번째 만남과 동시에 정상 회담을 가졌지만 국민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조희대 블랙홀'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중도 보수'를 표방하며 외연 확대를 시도했고 당선으로 이어졌지만 대통령이 되고 난 이후에 당정 관계는 혼선에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대통령은 자신을 대신해 우상호 정무수석을 통해 "(조희대 대법원장의 거취에 대해) 논의했거나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정청래 대표와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움직임에 대해 이재명 정부 관계자까지 나서서 따끔하게 야단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이석연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에 대해 "왜 청문회의 요건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는데 국회가 그렇게 서둘러 진행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노자에 '법령은 치밀해졌지만, 국민의 삶은 피폐해졌다'는 취지의 말이 나오는데, (민주당이) 입법 만능주의 사고에서 벗어나기를 간청한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더욱 분명하게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9월 23~25일 실시한 조사(전국1002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1.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이재명 대통령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는 '외교'(14%), '독재/독단'(11%), '과도한 복지/민생지원금'(9%), '경제/민생', '전반적으로 잘못한다'(이상 7%), '진실하지 않음/거짓말', '친중 정책', '대법원장 사퇴 압박/사법부 흔들기'(이상 5%), '정치 보복'(4%) 등을 이유로 들었다.
대통령 긍정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5%포인트나 급락했다. 정청래 대표와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조희대 몰아내기'를 양쪽에서 견인하고 있는 와중에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일격을 당해 비틀거리는 형국이다. '조희대 블랙홀'의 최대 피해자는 결국 이재명 대통령이 되고 있다.
배종찬 소장(인사이트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