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주민들에 전하는 희망과 치유…피아니스트 백건우 위로 연주회

입력 2025-10-01 13:50:23 수정 2025-10-01 18: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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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의성군 고운사에서 열려…모차르트 선율로 전하는 거장의 무대
"산불 피해 겪은 자연과 지역 주민들에게 위로와 치유 전할 것"

피아니스트 백건우
피아니스트 백건우

경북 산불 발생 200일을 맞아 피해를 입은 자연과 지역 주민들에게 위로와 치유를 전하는 피아노 야외 연주회가 오는 11일 의성군 천년고찰 고운사에서 열린다.

건반 앞에 앉는 연주자는 세계적인 거장이자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다.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난 백건우는 올해 데뷔 69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1세대 피아니스트다. 1956년 불과 열 살의 나이로 김생려가 지휘하는 해군교향악단(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으로 데뷔했다.

이후 부조니 국제 콩쿠르, 뉴욕 나움부르크 콩쿠르 등 세계적인 권위의 콩쿠르에서 수차례 입상했고, 유럽의 활동 무대를 넓히며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예술적 업적을 인정받아 200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 문화 기사 훈장'을 수여받고 2023년 제6회 성정예술인상을 수상했다.

풍부한 레퍼토리와 서정적인 피아니즘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프랑스를 중심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연주는 산불로 잿더미가 된 고운사의 가운루와 연수전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이곳에는 화마에 휩싸이며 깨지고 갈라진 범종과 기왓장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날 공연에서는 '영혼을 위한 소나타2'를 주제로 모차르트의 선율에 따라 희망과 치유를 전할 예정이다.

백건우는 지난 2014년에도 제주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연주는 모차르트 작품의 아름다운 선율과 섬세함, 절제된 고요함을 고루 보여주는 작품으로 구성된다.

'론도 가단조, K.511'을 비롯해 '피아노 소나타 16번 다장조 K. 545', '글라스 하모니카를 위한 아다지오 다장조 K. 356/617a', '작은 장례 행진곡 다단조 K. 453a', '환상곡 다단조 K. 47' 등의 순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백건우의 연주 후에는 소프라노 유미자(서울시립대 교수)의 '환희의 서곡' 등도 마련된다.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며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의성군 관계자는 "재난을 겪은 지역 공동체에 예술적 의식으로 위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국 사회에서 예술이 공공적 가치를 수행하는 좋은 사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