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권 대학 연구소 증가…내실화는 여전히 숙제

입력 2025-10-09 14: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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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7곳 대학 연구소 273→266→273개 '회복'
연간 학술행사 719→664→764회 '증가세'
지난해 273곳 중 211곳 전임 연구원 부재, 154곳 학술행사 전무

왼쪽부터 경북대의 현영섭 사범대학부속중등교육연구소장, 김성찬 신소재공학과 교수(첨단소재연구소장 대리참석), 백문창 세포기질연구소장, 허영우 총장, 정병호 영남문화연구원장, 윤병욱 국제개발연구원장, 김상현 심혈관연구소장. 경북대 제공
왼쪽부터 경북대의 현영섭 사범대학부속중등교육연구소장, 김성찬 신소재공학과 교수(첨단소재연구소장 대리참석), 백문창 세포기질연구소장, 허영우 총장, 정병호 영남문화연구원장, 윤병욱 국제개발연구원장, 김상현 심혈관연구소장. 경북대 제공

지역 대학의 부설 연구소가 최근 다시 늘어나며 학술행사도 활기를 띠고 있다. 연구소는 연구 성과를 쌓는 공간이자 대학 경쟁력과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핵심축으로 자리 잡아 왔다. 양적 성장에도 전임 유급 연구원 감소와 행사 미개최 연구소가 절반을 넘는 등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구대 K콘텐츠디자인연구소와 주한 프랑스문화원 대구센터 업무협약 체결 사진. 대구대 제공
대구대 K콘텐츠디자인연구소와 주한 프랑스문화원 대구센터 업무협약 체결 사진. 대구대 제공

◆지난해 대학 연구소·학술행사 증가

9일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대구권 7곳(경북대·영남대·계명대·대구대·대구가톨릭대·경일대·대구한의대) 대학의 부설 연구소 수는 2022년 273개에서 2023년 266개로 소폭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273개로 회복했다. 같은 기간 대학별로 보면 경북대가 132→140→147개로 꾸준히 증가하며 연구중심대학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분야별로는 지난해 기준 공학(77개)과 사회과학(59개)이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이어 의약학(33개), 인문학(32개), 자연과학(32개), 농수해양학(21개) 등으로 분포해 특정 학문 분야에만 치우치지 않고 비교적 고르게 운영되는 모습을 보였다. 공학·사회과학 연구소의 비중은 지역 산업과 정책 현안이 밀접하게 연관된 분야라는 점에서, 연구소의 활동이 지역 문제 해결과 직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학술행사 개최 건수 역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22년 719회에서 2023년 664회로 줄었으나, 지난해에는 764회로 15% 증가했다. 경북대는 369→337→453회로 전체의 상당수를 차지하며 독보적 위상을 드러냈다. 영남대도 85→120→145회로 최근 3년간 행사 규모를 크게 늘렸다. 이는 연구소가 학문적 교류와 연구 성과 확산에 꾸준히 기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학술행사 분야별 현황을 보면 지난해 자연과학이 198회, 사회과학이 184회로 가장 많았으며, 공학 135회, 의학 102회가 뒤를 이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열리는 학술행사는 연구자들의 교류와 피드백을 통한 학문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 교수는 "학술행사는 단순한 학문 발표가 아니라, 연구자들이 교류하며 새로운 연구 주제를 발굴하는 중요한 장"이라며 의미를 설명했다.

이 같은 확장은 여러 장점으로 이어진다. 연구소는 학과 경계를 넘어서는 학제 간 협업의 거점으로 기능한다. 지역사회의 현안과 직접 연결돼 문제 해결 기반으로 작동한다. 또한 대학원생이나 박사후연구원에게는 실전 연구 경험을 제공해 인재 양성에도 이바지하고, 대학의 브랜드와 평판을 강화하는 자산이 된다.

영남대 학부모정책연구소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지난 11일 제174회 KERIS 디지털교육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영남대 제공
영남대 학부모정책연구소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지난 11일 제174회 KERIS 디지털교육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영남대 제공

◆77.3% 전임 연구원 '0명', 56.4% 학술행사 '0회'

이 같은 양적 성장에도 내실을 다져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구권 7곳 대학의 전임 유급 연구원은 2022~2024년 사이 196→223→208명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전체 연구소 가운데 전임 유급 연구원이 없는 곳은 211개로, 무려 77.3%에 달했다. 또한 경북대가 155명을 차지해 특정 대학에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사립대 중에서는 영남대가 30명으로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지만, 전체적으로 전임 연구원 확보가 부족한 실정이다.

학술행사를 열지 못하는 연구소도 적지 않다. 지난해 273개 가운데 154개, 즉 56.4%가 연간 학술행사 '0회'에 머물렀다. 이는 2022년 61.5%, 2023년 57.9%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절반을 넘어섰다. 학술행사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연구 성과의 확산과 검증, 그리고 사회적 책무 이행의 장이라는 점에서, 행사 미개최는 개선이 필요한 문제로 지적된다.

경북대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자체평가를 진행해 최우수연구소 2곳과 선도연구소 4곳을 선정했다. 영남문화연구원과 세포기질연구소가 최우수연구소로 꼽혔으며, 사범대학부속중등교육연구소, 첨단소재연구소, 심혈관연구소, 국제개발연구원이 선도연구소로 지정됐다. 이는 연구소 간 경쟁을 유도해 성과를 끌어올리고, 내실화를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대학 관계자들은 "다양한 학술 분야의 연구소가 양적으로 늘어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지역 현안 해결과 인재 양성의 허브로 자리 잡기 위해선 전임 연구원 확보와 안정적 재원 마련, 학술행사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남대 학부모정책연구소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지난 11일 제174회 KERIS 디지털교육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영남대 제공
영남대 학부모정책연구소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지난 11일 제174회 KERIS 디지털교육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영남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