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야심차게 준비한 한강버스가 잦은 고장 등의 여파로 운항 시작 열흘 만에 운영을 일시 중단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민 여러분께 정말 송구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29일 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주택공급 대책 기자설명회에서 "추석 연휴 때 가족들과 함께 한강버스를 타고 연휴를 즐기려는 계획을 세운 시민들도 계셨을 텐데, 그 기간 운행을 하지 못해 저도 참 아쉽고 안타깝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열흘정도 운행을 통해 나타났던 기계적 결함이 몇번 발생하다 보니 시민들 사이 불안감이 생겼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운항을 시작했다 중지하는 데 대한 상당한 여론의 중압감을 느낄 수 있었을 텐데, 그런 부담을 뒤로 하고 허심탄회하게 전문가로서의 의견을 듣는 기회를 가지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정기간 운행 정지하는 상태에서 심도있는 안정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좋겠다는 건의가 있었고, 한 달 정도면 안정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한 달 정도 지연하더라도 1, 2년 운행하는게 아닌 이상 충분히 안정화시킬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다는 생각"이라며 "다시 한번 탑승 계획했던 시민들에게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앞서 서울시는 9월 18일부터 친환경 선박 한강버스를 한강에 도입해 운항을 시작했다. 그러나 한강버스는 첫날부터 '출퇴근용'이라는 홍보가 무색할 정도로 느린 이동시간으로 논란이 일었다. 9월 22일에는 선박 전기 계통 이상으로 운항을 중단했고, 9월 26일 운항 중에는 방향타가 고장났다.
열흘 만에 선박 결함이 네 차례 발생하면서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시민을 위험에 노출시킨 채 운행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서울시는 이날부터 약 한 달 간 한강버스 승객 탑승을 일시 중단하고,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를 위한 '무승객 시범운항'으로 전환한다.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용자들에게 실망과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운항 결정이 성급했다'는 지적에는 "(정식운항 전) 6개월 동안 테스트 기간을 거쳤던 만큼 조급하거나 무리한 시작이라고는 판단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예측을 넘어서는 문제가 발생해 시범운항을 통해 테스트하자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