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복수거점·GDGP 구상…대구경북 도약 비전 제시

입력 2025-09-17 17: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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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호 원장 기조강연, 영일만항 복수 거점화 전략 강조

대구정책연구원이 17일 북극항로 개척에 관한 심포지엄을 열고 대구경북의 미래 성장 기회로 제시했다. 대구정책연구원 제공
대구정책연구원이 17일 북극항로 개척에 관한 심포지엄을 열고 대구경북의 미래 성장 기회로 제시했다. 대구정책연구원 제공

북극항로 개척이 대구경북의 새로운 성장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포항 영일만항을 중심으로 한 복수거점 전략이 국가 차원의 과제로 주목받는 가운데 지역의 산업·물류·관광을 아우르는 장기 비전이 제시됐다.

17일 오후 대구정책연구원에서 '북극항로 개척과 대구경북'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원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북극항로 개척이 열어줄 기회와 대구경북의 전략적 역할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지구온난화로 북극해 해빙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아시아-유럽 간 물류 이동 경로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존 수에즈 운하 경로는 2만2천㎞에 달하지만 북극항로는 1만5천㎞로 단축돼 거리가 30% 줄고, 운항일수도 40일에서 30일로 10일이 단축된다. 이에 따라 물류비용은 약 25% 절감되며, 대형 컨테이너선 기준 척당 200만~500만달러의 연료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극을 '지구촌의 글로벌 뉴프런티어'로 규정하며 북극항로 개척이 단순한 항로 확장을 넘어 산업·자원·관광 전반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북극은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13%, 천연가스의 30%가 묻혀 있으며, 희토류는 1억t(톤) 이상으로 10조달러 가치에 달해 500년 사용이 가능하다는 추정치를 소개했다. 구리·니켈·코발트 등 주요 광물자원과 다이아몬드·금 등 귀금속도 다량 매장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극해 일대는 세계 수산자원의 42%가 존재하는 새로운 어장으로서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포항 영일만항을 북극항로 진출의 전략 거점으로 제시했다. 그는 대구경북의 철강·화학·에너지 산업과 북극 자원 개발을 연계해 글로벌 비즈니스 체인을 형성하고, 향후 15년간 1조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는 북극 인프라 시장에 지역 기업이 참여할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단일 거점 항만체제가 아닌 복수 거점 체제를 구축해야 안정성과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며 구미(G)·대구(D)·경주(G)·포항(P)을 연결하는 GDGP 해륙신경제회랑 구상을 제안했다. 구미는 신산업 거점, 대구는 내륙 중추 교두보, 경주는 관광·에너지 허브, 포항은 국제무역항으로 각각 특화해 패키지형 거점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GDGP 구상이 성공하려면 포항 영일만항의 물동량을 확보하고, 대구를 전국 물류 허브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부산·울산과의 차별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부산·울산이 단일 모항 중심 체제라면, 대구경북은 내륙과 연안이 결합된 복수 거점 체제를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GDGP 메가시티가 세계자유도시로 전환되면 국제무역·금융·관광의 복합 거점으로 도약해 남부거대경제권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극항로 개척은 대구경북이 세계경제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지금이 실천적 전략을 수립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