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가뭄→산불→초미세먼지 악순환 데이터로 분석

입력 2025-09-17 15:3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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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관리에 있어 산불 예방은 매우 중요

포스텍 이형주 교수
포스텍 이형주 교수
포스텍 통합과정 신민영 씨
포스텍 통합과정 신민영 씨
포스텍 통합과정 김나래 씨
포스텍 통합과정 김나래 씨

한반도는 올해 가뭄과 산불로 내내 신음했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이 같은 현상이 더 자주, 더 길게 이어질 전망이다. 한반도를 훼손하고 일상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인체 건강을 잡아먹는 초미세먼지를 만드는 촉진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포스텍(포항공대) 환경공학부 이형주 교수, 통합과정 신민영·김나래 씨 연구팀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15년 간 데이터를 활용해 가뭄과 산불이 복합적으로 초미세먼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해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인 'Environment International(국제환경)' 온라인판에 실었다.

'초미세먼지(이하 PM2.5)'는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µm) 이하인 미세한 입자로 숨을 쉴 때 폐 깊숙이 침투해 호흡기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자연재해와 초미세먼지 상관성을 밝히기 위해 특수한 기후 환경을 갖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주목했다.

캘리포니아주는 건조한 날씨로 가뭄이 잦고, 대형 산불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이 지역과 관련해 지금까지 가뭄과 산불이 복합적으로 대기질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장기간·대규모로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2006~2020년 15년 간의 대기질 관측 자료와 컴퓨터 모델링 데이터를 활용해 가뭄 단계별 PM2.5 농도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가뭄이 심해질수록 PM2.5 농도가 평균 1.5㎍/㎥씩 증가했다.

또 가뭄 정도가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산불 발생 확률은 무려 90%나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극심한 가뭄 상황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PM2.5 농도가 평소보다 평균 9.5㎍/㎥까지 치솟았다.

연구팀은 가뭄으로 인한 초미세먼지 증가는 대부분 산불 때문으로 파악했다. 실제로 가뭄 단계가 심해져도 산불이 발생하지 않으면 초미세먼지 농도는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초미세먼지 관리를 위해서는 기존 배출원과 함께 산불관리와 예방도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됐다고 지적하며 보다 포괄적인 종합대책을 요구했다.

이형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가뭄·산불·대기오염 사이의 복합적 관계를 장기간 자료로 정량적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한국도 산불과 가뭄을 겪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이번 연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산불예방과 관리가 대기질 개선과 건강 보호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