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설비 철거, 절단하다 붕괴…9명 중 2명 이송, 2명은 구조 중
남은 5명 위치·생사 파악 난항…당국, 수습 지원·엄정 수사 방침
울산에서 철거를 앞둔 노후 보일러 타워가 무너지면서 작업자 7명이 매몰돼 수색·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60m 높이의 대형 구조물이 붕괴된 탓에 구조에 적잖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6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분쯤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에서 30m 정도 간격을 두고 나란히 늘어서 있는 보일러 타워 4, 5, 6호기 중 가운데 5호기가 무너졌다.
소방당국은 대형 구조물이 굉음을 내며 주저앉으면서 작업자가 매몰됐다는 신고를 접수, 펌프차 3대 등 장비 총 13대와 인력 50여 명을 투입해 구조와 수색을 병행하고 있다. 국가소방동원령도 발령됐다.
이날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하던 9명 중 2명이 사고 직후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른 2명은 구조물 등에 낀 상태로 발견돼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병원으로 이송된 2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조 중인 2명의 건강상태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나머지 5명의 생사나 매몰 지점 파악에 나선 상태다. 소방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인접 부산·대구·경북 소방본부 특수대응단과 중앙119구조본부 인력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무너진 보일러 타워는 전력 생산을 위한 터빈을 돌리는 데 쓰이는 증기를 만드는 설비로 1981년 준공돼 노후화로 2021년부터 사용이 중지됐고 철거될 예정이었다. 이날 사고는 오는 16일 발파에 앞서 작업자 9명이 25m 높이에서 설비가 용이하게 무너지도록 하기 위해 구조물을 자르는 작업을 진행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전소 직원 B씨는 "사고 당시 현장에서 200m 정도 떨어진 건물에 있었는데 갑자기 '콰르릉' 소리가 났다"며 "멀리서 보니 건물이 무너져서 깜짝 놀랐다. 해체 작업을 앞두고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사고를 당한 작업자 9명 모두 발파 철거 전문업체인 코리아카코 소속으로, 1명은 정직원이고 나머지 8명은 계약직 형태의 근로자라고 설명했다.
이날 무너진 보일러 타워가 워낙 대형 구조물인 탓에 구조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매몰된 인원이 무너진 구조물 아래쪽에서 발견될 경우 비교적 구조가 용이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상부의 구조물을 제거하면서 수색 작업을 병행해야 해서다.
소방당국은 사고 수습을 위해 700t급 크레인을 동원했고, 500t급 2대도 추가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발전시설 소관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와 김성환 기후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를 꾸려 사고 수습을 지원하기로 했다. 노동부는 이와 별개로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엄정히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