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서 '군복 차림' 행진한 중국인 단체…"제식훈련도 아니고"

입력 2025-11-06 23:13:50 수정 2025-11-07 00:43:38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중국 걷기 동호회, 행사 참여 영상 확산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최근 군복과 유사한 복장을 입은 중국인 단체가 행진곡에 맞춰 단체 행진을 벌인 장면. 더우인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최근 군복과 유사한 복장을 입은 중국인 단체가 행진곡에 맞춰 단체 행진을 벌인 장면. 더우인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최근 군복과 유사한 복장을 입은 중국인 단체가 행진곡에 맞춰 단체 행진을 벌인 장면이 포착돼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걷기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선 "군사 행진 같아 불쾌하다"는 등 불편한 반응도 나오고 있다.

6일 SNS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달 31일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일대에서 촬영된 영상이 공유되며 화제를 모았다. 해당 영상은 지난 4일 중국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에 처음 게시된 것으로, 한 중국 걷기 동호회가 한국에서 열린 행사에 참가한 장면이 담겼다.

영상 속 참가자들은 10명 안팎으로 나뉘어 색깔별 유니폼을 맞춰 입고, 일부는 군복 무늬의 상하의와 모자까지 착용한 상태였다. 다 함께 동작을 맞추며 걷는 모습은 일반적인 산책보다는 행진에 가까운 분위기로 보였다. 중국인 참가자 각 팀은 소속 동호회 이름이 쓰인 붉은 깃발을 높이 치켜들고 행진했으며, 음악에 맞춰 힘차게 흔드는 이들의 팔다리의 동작이 오차 없이 일치하는 모습이었다.

영상에서는 한 남성이 중국어로 축사를 하는 장면도 등장했다. 사진에 담긴 행사 현수막에는 '한국(한강)국제걷기교류전 중국 걷기 애호가' '중국 청소년공원건주단'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와 관련해 해당 단체의 성격이나 행사 목적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관광 또는 문화 교류 성격의 모임으로 보이지만, 군복과 유사한 복장을 입고 군가 분위기의 음악을 사용한 점 등은 다소 행사의 취지와는 멀어진 모습이었다.

현장을 담은 장면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한국 네티들 사이에서는 불편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군복을 입고 제식하듯 군인 행세를 하니 심각해 보인다", "중국인 동호회가 걷는 건 괜찮지만 군복은 선 넘은 것 같다"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 2일에도 유사한 논란이 있었다. 여주시가 개최한 '오곡나루 축제'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한중문화교류 행사에서 한 공연팀이 중국 국경절을 재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해당 공연에서는 무대 배경에 중국 인민해방군 열병식 영상이 송출됐고, 중국 제복을 입은 출연자들이 붉은 깃발을 들고 무대에 올랐다.

이 영상이 퍼지자 "지역 축제에서 타국 군사 퍼포먼스를 왜 봐야 하냐"는 등의 비판 여론이 일었고, 시와 재단에 항의가 잇따랐다.

결국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측은 5일 이순열 이사장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재단 측은 "이번 오곡나루 축제장을 방문한 중국 12개 성·시 30대 단체의 공연 중 오성홍기(중국국기)와 열병식 등 중국 국경절 기념식 화면을 배경으로 한 1개 단체의 공연이 순수 문화교류라는 본 행사의 취지와 맞지 않은 점이 있었다"며 "참가단체 모집부터 공연 내용 사전·현장 점검까지 온전하게 진행됐어야 함에도 세세한 부분까지 확인하고 점검하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