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與 사법개혁에 "국회 설득…재판독립 확고히 보장돼야"

입력 2025-09-14 18:02:51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법원의날 기념식 발언 통해 공식 입장 표명…"국민 모두 위한 올바른 길 찾겠다"
판사들엔 "오직 헌법 믿고 흔들림 없이 재판"…법원장들 "사법 독립 반드시 보장돼야"

조희대 대법원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조희대 대법원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은 '사법권 독립'의 가치를 강조하며 국회의 사법개혁 입법 과정에서 "국회에 사법부의 의견을 충분히 제시하고 소통과 설득을 통해 국민을 위한 올바른 길을 찾아나가겠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2일 대법원 청사 2층 중앙홀에서 열린 '제11회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 입법 움직임이 본격화한 뒤 대법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대법원장은 "최근 사법제도 개선을 둘러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사법부는 국회와는 물론 정부, 변호사회, 법학교수회, 언론 등과 다각도로 소통하고 공론의 장을 통해 충분히 검토한 후 국민 불편을 해소하고 사법 정의를 실현하는 바람직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법부는 앞으로도 계속해 권력 분립과 사법권 독립의 헌법 가치를 중심에 두고, 과거 주요 사법제도 개선이 이뤄졌을 때 사법부가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전례를 바탕으로 국회에 사법부의 의견을 충분히 제시하겠다"며 "필요한 부분은 합리적인 설명과 소통을 통해 설득해 나감으로써 국민 모두를 위한 올바른 길을 찾아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법부 안팎에서는 민주당 중심으로 추진되는 사법개혁에 사법부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과거 사법제도 개선 논의에 참여했던 전례를 언급하며 이번 논의 과정에 사법부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990년대부터 이뤄진 사법개혁 논의는 여러 주체가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된 바 있다. 과거 청와대, 대법원과 국회, 검찰을 포함한 행정부가 사법제도발전위원회, 사법개혁추진위원회, 사법개혁위원회,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등 형태로 사법제도 개선안을 논의해 형사소송법 개정, 인신구속제도 개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범, 국민참여재판 도입, 양형제도 개선 등의 결과물을 도출했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 내부를 향한 메시지도 내놓았다. 그는 "사법부가 그 헌신적인 사명을 온전히 완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판의 독립이 확고히 보장돼야 한다"며 "법관 여러분은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림 없이 오직 헌법을 믿고 당당하고 의연하게 재판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과 전국 각급 법원장들은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를 열고 여당의 사법개혁 의제를 논의했다.

전국 법원장들은 약 7시간 반에 걸친 '마라톤 논의' 끝에 "사법 독립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며 "제도 개편 논의에 사법부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