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못 수상공연장, 시-구청 엇박…예산 확보 '빨간불'

입력 2025-09-11 17:14:43 수정 2025-09-11 19: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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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국비 내려오는 만큼 시비 매칭" 반박
국비 증액 안 되면 구비 부담률 높아져 구청 부담 가중
수성구 "이번달 중 수상공연장 주민설명회 개최"

대구 수성못 수상공연장 조감도. 수성구청 제공
대구 수성못 수상공연장 조감도. 수성구청 제공

대구 수성구청이 내년 연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수성못 수상공연장 건립 사업이 삐걱이는 모습이다. 시비 지원 규모를 두고 대구시와 구청 입장이 엇갈리면서 예산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성못 수상공연장은 김대권 수성구청장 공약사업으로 내년 말까지 전체 면적 9천940㎡, 관람석 2천100석의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당초 90억원 수준이었던 건축비는 2023년 9월 해외 건축가를 초청하는 국제지명 설계공모를 거치면서 300억원으로 늘었다. 홍준표 당시 대구시장도 지난해 4월 "세계적 공연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지원사격에 나선 사업은 지난해 10월 열린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이하 중투심)도 통과했다.

하지만 현재 해당 사업은 시비 지원 규모를 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수성구청은 건축비 300억원 충당을 위해 국비 82억5천만원, 시비 100억원, 구비 117억5천만원이 투입된다고 공개했지만 이중 시비 규모를 두고 대구시와 의견이 엇갈려서다.

수성구청은 중투심 과정에서 제출한 서류에 시비 100억원을 명시했고, 이 서류가 시 예산실의 검토까지 거친 만큼 기관 간 암묵적 동의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사업 규모가 늘어나게 된 국제지명 설계공모도 시와 함께 논의해 추진했고, 홍 전 시장이 재직 당시 100억원의 시비 지원을 구두로 약속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구시는 시비를 국비와 같은 액수로 맞추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수성구청이 주장하는 홍 전 시장의 구두 약속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국제지명 설계공모는 수성구가 단독으로 진행한 사안으로, 그동안 구청에 국비 규모에 맞춰 시비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했다"며 "홍 전 시장이 지원을 약속한 시비는 국비 100억원을 확보했을 경우를 전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 확보 문제가 불거지면서 내년 1월에 공사를 시작하려던 수성구청 계획도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확보한 사업비는 36억3천200만원 뿐으로 공사를 추진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데다 대구시가 100억원이 아닌 국비에 맞춘 82억5천만원만 지원할 경우 구청 부담이 커져서다.

이 경우 건축비에 더해 70억원에 달하는 공유수면 매입비까지 감안하면 확보해야 할 구비만 약 200억원에 달한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중앙투자심사 서류에 시비 100억원을 기재한 만큼 시비가 지원돼야 한다"며 "이번 달 내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사업 필요성과 향후 계획을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