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만에 석방…미국 韓근로자 드디어 고국行

입력 2025-09-11 17:14:43 수정 2025-09-11 20: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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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공장서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구금
손발 묶인채 끌려가 열악한 시설서 고초
석방 지연되며 또한번 충격 받기도

이민단속으로 체포됐던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들이 애틀랜타 공항으로 향하기 위해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민단속으로 체포됐던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들이 애틀랜타 공항으로 향하기 위해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300여 명이 미 이민 당국의 급습을 받아 체포된 지 일주일 만인 11일(현지시간) 풀려났다.

이들은 이날 미 조지아주 포크스턴에 있는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서 나와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으로 이동한 후 12일 전세기편으로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미 당국 요원들의 현장 근로자들에 대한 체포는 전쟁을 방불케 했다. ICE가 공개한 지난 4일 작전 영상과 미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미 당국 요원들은 헬기까지 동원해 작업 현장을 급습, 직원들의 체류 신분을 확인한 뒤 대다수 직원들을 버스 주변에 일렬로 세우고 각각의 다리와 양손에 쇠사슬을 묶어 차례로 버스에 태웠다.

먼 타국에 파견돼 고생하며 일하던 한국 노동자들은 한순간에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붙잡혀 구금 시설로 끌려갔다. 한 노동자는 미 당국 요원들이 마치 "전쟁터인 것처럼" 들이닥쳤다고 CNN 방송에 말했다.체포된 이들은 열악한 환경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어온, 조지아주 포크스턴 소재 ICE 구금시설(Processing Center)로 이송됐다.

바로 다음 날 국토안보수사국(HSI)은 "불법 고용 관행 및 중대한 연방 범죄 혐의와 관련해 진행 중인 수사의 일환으로 법원의 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면서 이 현장에서 47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HSI 책임자는 체포된 이들이 미국에 불법적으로 입국했거나, 체류 자격을 위반한 상태에서 불법적으로 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즉각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사태 대응에 나섰다. 현지에서는 주애틀랜타 총영사관 소속 영사가 사태 발생 3일 차인 6일 오전부터 ICE 구금시설에서 수감된 한국인 300여명을 면담하기 시작했다. 외교부는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를 반장으로 현장대책반을 설치해 현장 대응에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한국시간으로 7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 사태와 관련해 미국과의 석방 교섭이 이뤄졌다면서 행정적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들을 한국으로 데려올 전세기가 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 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에서 구금된 한국인을 태울 대한항공 전세기가 10일(현지시간)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 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에서 구금된 한국인을 태울 대한항공 전세기가 10일(현지시간)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조지아주에 구금된 우리 국민들의 현지 시간 10일 출발은 미측 사정으로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후 한국 노동자들을 귀국시킬 대한항공 전세기가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10시 21분 인천공항에서 이륙했고, 이들의 귀국편 출발 시점은 미국시간 10일 오후 2시 30분(한국시간 11일 오전 3시 30분)쯤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외교부는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조지아주에 구금된 우리 국민들의 현지시간 10일 출발은 미측 사정으로 어렵게 됐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미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숙련된 인력들의 미국 잔류 검토를 요청한 돌발제안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조현 외교부 장관은 10일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지금 억류 상태인 우리 국민이 내일(11일)은 비행기(전세기)를 타고 귀국할 수 있고, 그런 과정에서 일체 수갑을 채우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 한번 (미국 측과)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