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플랜' 닻 올린 美… 해군력 증강에 박차

입력 2025-12-23 15:56:59 수정 2025-12-23 17:25:11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MASGA'…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트럼프 "한화라는 위대한 회사와 함께"
기간·예산 벗어난 전력… 회의적 시선도 존재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별장에서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별장에서 '황금함대'(Golden Fleet·골든플리트) 구축 구상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해군의 '황금함대'(Golden Fleet·골든플리트) 구축 구상을 발표했다. 극초음속 무기를 포함해 ▷전자기 레일건 ▷고출력 레이저 ▷핵무기(핵탄두를 실은 해상 발사 크루즈 미사일)까지 탑재한 대형 구축함과 소형 호위함(수상 전투함)으로 구성되는 함대다.

다만 AP통신 등 일부 언론은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규모와 외관에 치우쳐 가성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물론, 정해진 기간과 예산 범위 내에서 건조하는 데 실패한 이력을 끄집어내며 다소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탄력 받는 '마스가 플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 있는 자신의 별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전함은 전례가 없다. 지금까지 건조된 어떤 전함보다도 빠르고, 크며, 단연코 100배 더 강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신예 호위함은 한화와 협력해 건조될 예정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화라는 위대한 회사"라고 소개하며 "필라델피아 해군 조선소에 50억 달러(약 7조4천억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한국의 대미 조선업 투자 프로젝트인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MASGA·마스가 플랜)'이 본격적인 탄력을 받을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래픽] 트럼프
[그래픽] 트럼프 '황금함대' 구축 구상 개요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해군의 '황금함대'(Golden Fleet) 구축 구상을 발표하면서 신예 호위함들이 한화와의 협력 아래 건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yoon2@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끝)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당장 필요하기 때문에" 민간 기업인 한화의 협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서 도입하려던 신예 호위함 사업이 지연되자 한국의 신속한 선박 건조 능력에 눈을 돌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한 황금함대의 특징은 '거대 전함(Battle Ship)'의 재도입이다. 황금함대는 3만~4만t의 "가장 크고, 가장 견고하며, 가장 중무장한 함정"을 기함으로 도입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규모의 전함 건조는 1994년이 마지막이었다. 현재 미 해군의 주력함은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배수량 약 9천500t)이다.

트럼프의 '골든 플리트' 구상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의 해군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현재 대형 항공모함 3척을 만들고 있으며, 12~15척의 잠수함도 건조 중이거나 건조에 들어갈 예정이다.

23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미 해군 핵 추진 잠수함(SSN) 그린빌함이 입항하고 있다. 길이 110m, 폭 10m, 승조원 110여 명인 그린빌함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12개의 수직발사시스템(VLS), 어뢰 및 4개의 발사관 등을 갖췄다. 연합뉴스
23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미 해군 핵 추진 잠수함(SSN) 그린빌함이 입항하고 있다. 길이 110m, 폭 10m, 승조원 110여 명인 그린빌함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12개의 수직발사시스템(VLS), 어뢰 및 4개의 발사관 등을 갖췄다. 연합뉴스

◆회의적인 시각의 미국 언론

미국 일부 언론들은 냉소적 시선을 견지하고 있다. 규모와 외관에 치우쳐 가성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새 호위함의 경우 수직발사 시스템이나 이지스 방어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전술적 활용도가 전무하다"는 마크 몽고메리 전 해군 소장의 말을 전했다.

AP통신은 보다 가혹하게 비판했다. 이번 발표가 미 해군이 지연과 비용 초과 등을 이유로 소형 군함 건조 계획을 취소한 지 한 달 만에 나왔다는 것이다. 해군은 포드급 신형 항공모함과 컬럼비아급 잠수함 등 신규 설계 함정들을 정해진 기간과 예산 범위 내에서 건조하는 데 실패해 온 터다.

설상가상 해군은 트럼프가 새 전함에 탑재될 것이라고 말한 일부 기술들을 실전 배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비판이다. 해군은 함정 탑재 레일건을 실전화하기 위해 15년 이상, 수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실패하고 2021년 사업 자체를 포기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 밖에도 ▷제한적 레이저 기술 운용 ▷핵 순항미사일 배치의 핵 비확산 조약 위반 소지 등을 현실화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