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美 고관세 맞춰 현지 생산체제 재편 추진…韓 영향 불가피

입력 2025-09-10 17:40:58 수정 2025-09-10 20: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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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미국의 고관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체제를 조정한다는 소식이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로 전해졌다.

도요타는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을 기존 2곳에서 1곳으로 축소하고, 확보된 생산 라인에서는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이는 고가 차량은 일본에서 생산해 수출해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지만, 가격대가 낮은 하이브리드차는 관세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켄터키주 공장에서 생산되는 렉서스 ES는 기존 주문분까지만 만들고, 2026년 출시 예정인 차기 모델은 일본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다. 이에 따라 미국 내 렉서스 생산 공장은 인디애나주 1곳만 남게 된다. 켄터키주 공장에서는 하이브리드차 생산 비중을 확대하며, 캐나다 공장에서의 렉서스 생산은 그대로 유지된다.

도요타뿐 아니라 다른 일본 완성차 업체들도 미국의 관세 정책에 맞춰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닛산은 미국 시장 주력 모델인 SUV '로그'의 일부 물량을 일본에서 미국 현지 생산으로 전환했으며, 마쓰다는 지난 3일 북미에서 판매하는 SUV 'CX-5' 등 일부 모델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 같은 '생산 최적화' 조정은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한국 완성차 업계에도 비슷한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이미 앨라배마·조지아·멕시코 등 북미 현지 생산 기지를 가동 중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와 관세 압력이 장기화할 경우, 현지 생산 비중을 더 늘리거나 모델별 생산 전략을 재편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이오닉5, EV9 등 전기차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세제 혜택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미국 내 생산 확대가 사실상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