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적 포기' 이재용 장남, 해군 소위로 임관…또다른 재계 사례는?

입력 2025-09-10 14:00:26 수정 2025-09-10 20: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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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씨가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다.

삼성전자는 이씨가 오는 9월 15일 경남 진해 해군사관학교에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입대한다고 10일 밝혔다. 이씨는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미국 국적을 포기했고, 교육훈련기간을 포함한 총 39개월 간 복무할 계획이다.

약 11주간 장교 양성 과정을 거친 뒤 12월 1일 해군 소위로 임관하며, 임관 이후 의무 복무 기간까지 포함해 총 39개월간 군 생활을 하게 된다.

이 씨는 그는 가족을 직접 설득해 결정을 굳혔고, 부친 역시 이를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난 지호 씨는 한국과 미국 국적을 동시에 가진 복수국적자였다. 복수국적자가 사병이 아닌 장교로 복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외국 국적을 포기해야 한다.

통상 미국 시민권자가 자원 입대를 선택하는 경우는 연간 100여 명 수준이며, 대부분 현역병으로 입대하고 장교 입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사병 복무 기간이 18~21개월인 데 비해 장교 복무는 3년 이상으로 더 길고, 시민권이라는 이점을 포기해야 하는 탓이다. 이 씨는 이러한 조건에도 스스로 미국 시민권을 내려놓고, 장교로 복무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인사 가운데 장교 복무를 선택한 사례는 드물다. 대표적으로 최태원 SK 회장의 차녀 최민정 씨가 있다. 최 씨는 여성으로 병역 의무가 없음에도 2014년 해군사관학교 후보생으로 자원 입대해 소위로 임관한 바 있다. 2015년에는 소말리아 해역 호송전대(청해부대) 제19진으로 소말리아 해역 파병까지 다녀왔다. 2016년부터 제2함대사령부 예하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지휘통제실에서 상황장교로 근무하다가 2017년 예비역 중위로 전역했다. 이 씨는 임관 후 최 씨의 해군 후배가 된다.

또 다른 사례로는 코오롱그룹 4세 이규호 부회장이 있다. 그는 복수국적자였지만 육군에 현역 입대해 병역을 마친 뒤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과 장남 김동관 부회장, 차남 김동원 사장도 모두 공군 장교로 복무했다. SK네트웍스 최성환 총괄사장은 해병대 수색대에서 군 생활을 했고, 정용진 신세계 회장의 장남 정해찬 씨는 2021년 육군에 입대해 2023년 전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