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정 평가전서 전반에만 손흥민·이동경 연속골 터뜨려
첫 해외 태생 혼혈 선수 카스트로프 후반 A매치 데뷔전 치러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이 미국에서 치른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 대비 첫 '모의고사'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미국 축구무대에서 뛰는 손흥민(LA FC)을 톱으로 세운 용병술이 적중하며 '난적' 미국을 꺾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7일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의 친선 경기에서 전반 18분 손흥민의 선제골과 전반 43분 이동경(김천)의 추가골에 힘입어 2대 0으로 이겼다.
특히 손흥민은 '한국축구의 간판'답게 이날 1골 1도움으로 팀 득점에 모두 관여하며 맹활약했다.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시절 은사이자 미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에게 패배를 안기며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또한 해외 태생 혼혈 선수로는 처음으로 남자 축구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는 이날 벤치를 지키다 후반 19분 그라운드를 밟으며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한국은 FIFA 랭킹 23위로, 미국(15위)보다 낮다. 그러나 한국은 이날 미국과의 11년만의 대결을 완승으로 끝내면서 2014년 2월 미국에서의 친선 경기 때 당한 패배(0대 2)를 설욕했다. 또한 이번 승리로 미국과 상대전적을 6승 3무 3패로 가져가며 우위를 지켰다.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스리백 전술을 실험하고 있는 홍 감독은 이날 미국을 상대로 3-4-3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캡틴' 손흥민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섰고 이동경, 이재성(마인츠)이 공격 2선에서 손흥민을 지원했다. '중원 사령관'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부상으로 이번 소집에서 제외된 중원은 백승호(버밍엄시티), 김진규(전북)가 호흡을 맞췄고 좌우 윙백으로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가 배치됐다.
수비진에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 이한범(미트윌란)이 스리백을 구축했고,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울산)가 꼈다.
전반 초반 미국의 공세에 밀리던 한국은 전반 18분 선제골로 주도권을 잡았다. 상대 왼쪽 지역에서 이재성이 절묘한 쓰루 패스를 찔러줬고, 상대 오프사이드 라인을 깨고 침투한 손흥민이 침착하게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미국의 반격이 만만찮던 전반 43분엔 달아나는 추가골이 나왔다. 손흥민과 이재성이 2대 1 패스로 미국의 수비 라인을 무너트렸고, 손흥민이 골키퍼를 제치며 내준 패스를 이동경이 왼발 뒤꿈치로 마무리했다.
후반 들어 만회골을 노리는 미국의 공세가 거셌지만, 조현우가 잇따른 선방쇼를 펼치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자신있는 플레이, 해보고 싶은 플레이를 펼친 것이 가장 기쁘고,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이 한국인지 뉴욕인지 모를 정도로 한국에서 경기를 하는 것처럼 즐겁게 뛰었다. 앞으로도 소집마다 조금씩 한걸음씩 발전된 모습을 보이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전에서 기분좋은 승리를 챙긴 한국은 1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파크에서 FIFA 랭킹 13위의 강호 멕시코와 맞대결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