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美구금 한국인 300명 넘어... 필요시 직접 워싱턴 가겠다"

입력 2025-09-06 17:04:55 수정 2025-09-06 17: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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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외교부 장관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4 회계연도 결산 관련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현 외교부 장관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4 회계연도 결산 관련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 조지아주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이민당국이 실시한 단속 과정에서 한국인 300여명을 비롯해 475명이 구금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외교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본부-공관 합동대책회의에서 "매우 우려가 크고 국민들이 체포된 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본인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본부와 재외공관 간의 정보 공유 및 대응 점검을 위한 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윤주 외교부 제1차관, 김진아 제2차관, 주미대사관 공사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미국 당국의 단속 이후 우리 국민의 구금 상황에 대한 정보 공유와 향후 대응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국민의 권익과 대미 투자 기업의 경제활동이 부당하게 침해돼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주미대사관과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사안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총력 대응하도록 직접 지시했다"고 조 장관은 전했다.

김진아 외교부 제2차관은 전날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와 면담을 갖고 "우려와 유감을 전달하고 우리 국민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 장관은 회의에서 고위급 현장 파견도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교부 본부에서 신속하게 고위급 관계자가 현장에 파견되는 방안, 또한 필요하면 제가 워싱턴에 직접 가서 미 행정부와 협의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미국 당국의 단속 이후 현지 체류 중인 국민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주미대사관과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영사 조력을 신속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 및 경제단체 등과도 협조 체계를 구축해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이민당국은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너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해 총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당초 한국인은 30여명으로 알려졌지만, 외교부 확인 결과 300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당국은 현장에서 체포된 한국인들이 속한 회사는 원청업체뿐 아니라 하청업체, 그 하청업체의 하청업체 등 다양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언론과의 질의응답에서 "거기에서 일하는 불법 체류자들이 많이 있었다"며 "그들(이민 당국)은 그들의 일을 하고 있다.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난 그 사건에 대해 (이민 당국의) 기자회견 직전에야 들었다"며 아는 것이 없다고 했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성명을 내고 "사업을 운영하는 모든 시장에서 법률과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여기에는 고용 확인 요건과 이민법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급 업체와 하도급 업체의 고용 관행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체포된 인력 중 현대차가 직접 고용한 임직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