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조선소 찾은 李대통령 "'美 조선업 부활' 기여 새로운 도전, 윈윈 성과로"

입력 2025-08-27 19:54:51

韓기업이 美 조선소 첫 인수…양국 간 협력 상징적인 장소
"허허벌판 위 K-조선의 기적 한미가 힘 모아 현실로 빚자"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방명록 작성 후 박수 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방명록 작성 후 박수 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했다. 지난해 한화가 인수한 이 조선소는 한미 양국 간 조선 협력 프로젝트의 상징적 장소로, 미국 조선업 부활이라는 과제를 위해 양국이 손을 굳게 맞잡는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이 대통령은 현장에서 미국 해양청 발주 국가안보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의 명명식에 참석했다. 명명식은 선박을 건조한 뒤 이름을 지으며 안전 운항을 기원하는 행사다.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대한민국의 조선업이 미국의 해양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 조선업 부활에 기여하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선다"며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로 미국과 대한민국 조선업이 더불어 도약하는 '윈윈'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필리조선소는 앞으로 미국 최고의 조선소로 거듭날 것"이라며 "필리조선소를 통해 72년 역사의 한미동맹은 안보, 경제, 기술 동맹이 합쳐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의 새 장을 열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조선 협력의 주역은 여기 계신 기업인과 근로자 여러분"이라며 "대한민국의 기업인과 근로자들이 허허벌판에 'K 조선'의 기적을 일궈냈듯, 한미가 힘을 모아 '마스가'의 기적을 현실로 빚어내자"고 격려했다.

앞서 한화그룹은 1801년 미국 해군조선소로 설립돼 1997년 민영조선소로 운영되던 필리조선소를 지난해 12월 인수했다. 한국 조선기업이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한 첫 사례다.

한화 측은 이후 3억 달러의 가격으로 미국 해양청으로부터 5척의 국가안보다목적선 건조를 의뢰받았고, 이날 명명되는 '스테이트 오브 메인'도 이 중 하나다. 이 선박은 평시에는 해양대 사관생도 훈련용으로 활용되며, 비상시에는 재난 대응 및 구조 임무를 수행한다. 한국의 조선 전문기업인 DSEC가 설계와 기자재 조달에 참여하는 등 한미 간 대표적 조선협력 사례다.

현장 시찰에서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필리조선소에 대한 추가 투자로 생산 능력을 현재의 연 1.5척에서 20척 내외로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LNG운반선 등 대형 첨단선박을 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동석한 미 정부 인사들에게 한국 기업의 투자가 원활히 진행되고 미국 내 사업 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