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속초에 몰려든 2만여 명의 관람객이 지역 상권을 들썩이게 했다. 지난 7월 열린 가수 싸이의 대형 콘서트 '흠뻑쇼' 하루 동안 집계된 소비 규모가 75억 원을 넘어서며 단일 공연이 지역경제에 미친 실질적 영향이 수치로 확인됐다.
속초시와 KT, 고려대학교 디지털혁신연구센터는 지난달 26일 속초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흠뻑쇼'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관람객 수는 2만 3855명으로 파악됐다고 20일 밝혔다. 이 중 속초 시민을 제외한 외지 관람객은 약 2만 1000명으로,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출신이 외부 방문객의 3분의 2를 넘기며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다.
수도권 관객이 중심이 된 이번 공연은 단순 관람에 그치지 않고 숙박과 식음료, 유통 전반에 걸친 체류형 소비로 이어졌다. 공연이 끝난 이후에도 관람객 중 약 22%가 속초에 24시간 이상 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일 소비 금액은 약 75억 원으로, 이는 전주 대비 25% 이상 증가한 수치다.
공연 종료 시각이 늦은 시간대로 예고되자 속초시는 지역 내 상점들의 야간 영업을 유도하는 대응책을 마련했다. 그 결과, 음식점·카페 등 88개 업소가 자발적으로 연장 운영에 참여하면서 외부 방문객들의 불편을 줄이고 지역 소비 확대에 기여했다.
세부적으로는 서울·경기·인천의 기초자치단체 거주자들이 지출 상위 20위 안에 대거 포함되며, 수도권 인구의 구매력이 지방 소도시로 직접 유입된 모습을 보였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전체 관람객의 34.3%(약 7200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고, 그 뒤를 30대(5200여 명), 40대(3500여 명), 50대(2300여 명), 10대(1900여 명)가 이었다.
이번 분석은 공연산업이 단순 문화행사를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의 촉매제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월드투어 '에라스 투어'가 창출한 1조 3728억 원 규모의 경제 효과처럼, 대형 공연은 도시의 소비 패턴을 단기간에 변화시키는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해 스위프트의 유럽 공연이 열렸던 밀라노, 뮌헨 노선 항공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45% 이상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속초시는 이번 사례를 토대로 축제 기획과 관광정책 수립 방향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싸이의 '흠뻑쇼'는 강원권에서 유일하게 속초에서 개최됐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만석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속초에서는 지난해 처음 개최됐고 당시 2만 8000여 명이 모였으며, 별다른 안전사고 없이 종료된 바 있다.
이병천 속초시장은 "속초에서 열린 대형 공연이 지역을 넘어 전국적 관심을 모을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계기였다"며 "앞으로도 도시 고유의 정체성과 특색을 살린 지속 가능한 관광정책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김여정 "리재명, 역사의 흐름 바꿀 위인 아냐" 발언에…대통령실 "진정성 왜곡 유감"
김건희 "내가 죽어야 남편 살길 열리지 않을까"
"횡령 의도 없다"…경찰, 문다혜 '바자회 모금 기부 의혹' 무혐의 처분
김문수 "전한길, 장동혁 지지? 말 몇마디·혓바닥에 놀아나는 판단 옳지 않아"
"尹 구치소 CCTV 영상 보겠다"…민주당, '자료 제출' 요구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