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PBR 10'…구윤철 발언에 개미들 분노 "시장에 대한 이해 전혀 없어"

입력 2025-08-20 16:53:57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공급망안정화위원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공급망안정화위원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을 묻는 질문에 "10 정도"라고 답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구 부총리는 전날인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리 코스피 PBR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묻자 "10 정도"라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코스피는) 1.0이다. 대만이 2.4, 일본이 1.6, 신흥국 평균이 1.8″이라며 "정부의 정책으로 너무나 저평가돼 있는, 눌려 있는 코스피가 앞으로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 국민들의 기대가 굉장히 큰데, 7월 이후에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현재 코스피 PBR은 약 1배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18일 기준 코스피 PBR은 1.07배였다. 만약 PBR이 10배를 기록하면 코스피는 3만을 넘어야 한다.

구 부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온라인상에서 "시장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것 같다" "경제부총리 수준이 어마어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도 사흘 연속 하락하며 장중 한때 3100선이 무너졌다가 전장보다 21.47포인트(0.68%) 내린 3130.09에 장을 마쳤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20일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구 부총리 발언에 대해 "주식시장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도 없는 것 아닌가. 굉장히 참담하다"고 했다.

천 원내대표는 "현재 주식 투자자들이 화가 많이 났다. PBR이 1이라고 하면 엄청난 저평가다. 지금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딱 그렇다"며 "코스피 5000 노래를 부르면서 이렇게 얘기하시는 것은 주식시장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도 없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하헌기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기재부 장관의 '답변'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그거 모를 수도 있지' 하기가 어려운 게, 결국 경제정책총괄자의 관심과 현실 인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 전 부대변인은 "자본시장 선진화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논의가 첨예한 상황에서, 국가의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는 분이 관련 논의에 대해 너무 헐거운 인식을 드러내니 걱정"이라며 "국정 운영하는 분들의 그런 발언 하나 하나, 그런 인식 하나 하나가 시장에 영향을 끼친다. 좀 더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