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생명력을 한지에 담다…오태성 초대 개인전 개최

입력 2025-08-20 15:00:00

8월 25일부터 31일까지 봄갤러리

오태성, 자연의 위안, 장지에 혼합재료, 34×22,5cm.
오태성, 자연의 위안, 장지에 혼합재료, 34×22,5cm.
오태성, 자연의 위로, 45x53cm, 장지에 혼합재료.
오태성, 자연의 위로, 45x53cm, 장지에 혼합재료.

오태성 작가의 열 번째 초대 개인전이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봄갤러리(대구 중구 서성로 21)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자연의 조형적 언어'. 작가는 한지를 여러 겹 쌓고 붙이는 '한지 콜라주' 기법을 통해 자연이 품은 숨결과 질서를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그의 작업은 재료 준비 단계부터 남다르다. 닥나무 껍질을 직접 삶아 만든 전통 한지를 바탕으로, 천연 안료를 사용해 색을 입힌다. 이후 얇게 뜬 한지를 여러 장 겹쳐 배접하고, 이를 작은 조각 단위로 잘라 화면 위에 조형적으로 배열한다.

이 과정에서 종이 사이로 스며드는 색, 겹과 겹이 만들어내는 깊이, 그리고 표면에 자연스럽게 생기는 주름과 질감이 모두 작품의 일부가 된다. 작가는 여기에 바람, 빛, 시간의 흐름을 맡기며, 자연이 스스로 작품의 마무리를 완성하도록 한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 중 하나인 '자연–또 다른 시선'은 색의 층과 종이의 결이 어우러져 마치 바람이 스치는 물결이나 산맥의 굴곡을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는 한지를 통해 자연의 변화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면서도, 관람객이 작품 속에서 스스로 이야기를 찾아가도록 여백을 남겨뒀다.

또 다른 작품 '자연의 탄생'은 씨앗이 땅속에서 싹을 틔우는 순간을 추상적 형태와 색채로 담았다. 화면의 미세한 주름과 빛을 머금은 한지의 투명감은 생명이 움트는 숨소리를 느끼게 한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가까이서 보면 종이의 미세한 주름, 안료의 번짐, 겹과 겹 사이의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섬세한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전체 구도가 하나의 풍경처럼 다가오고, 다시 다가가면 그 풍경이 작은 결과 색의 파동으로 해체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숲 속에 들어가 한 그루 나무를 바라보다가, 다시 숲 전체를 조망하는 감각과도 닮았다.

작가는 "이번 전시는 자연과 인간, 재료와 예술이 맺는 관계를 시각적으로 사유한 결과물"이라며 "관람객들이 작품 속 한지의 숨결을 통해 자연의 고요한 울림과 생명력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