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패전일 추도사서 13년만에 '반성' 언급…'침략·가해'는 빠져

입력 2025-08-15 12:13:47 수정 2025-08-15 12:26:38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뉴오타니호텔 도쿄에서 열린 주일 한국대사관 주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뉴오타니호텔 도쿄에서 열린 주일 한국대사관 주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총리가 패전일 전몰자 추도사에서 13년 만에 '반성'을 언급했다.

15일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패전 80년을 맞아 도쿄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 식사(式辭)에서 "전쟁의 참화를 결단코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그 전쟁의 반성과 교훈을 이제 다시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80년간 우리나라(일본)는 일관되게 평화 국가로 걸어오며 세계 평화와 번영에 힘써왔다"고 강조했다.

일본 총리가 패전일 전몰자 추도사에서 '반성'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13년 만이다. 다만 일본 총리들이 2012년까지 '반성'을 언급하면서 함께 쓴 '침략'이나 '가해'라는 표현은 빠졌다.

과거 일본 총리들은 패전일에 이웃 나라가 겪은 피해를 언급하고 반성의 뜻을 표명했으나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총리 재집권 이후 이런 관행이 끊겼다.

아베 전 총리가 재집권하고서 맞은 첫 패전일인 2013년 8월 15일에는 일본이 타국에 피해를 준 사실과 반성의 뜻을 표명하지 않은 것을 시작으로 이후 가해와 반성의 표현은 사라졌고 스가 요시히데,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도 이를 사실상 계승했다.

이에 따라 일왕만 전몰자 추도식에서 '반성'을 언급해왔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추도식에서도 "과거를 돌아보고, 깊은 반성 위에 서서 다시 전쟁의 참화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절실히 바라며"라고 작년과 같은 문구를 사용해 '반성'을 언급했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이날 각의(국무회의격)를 거친 총리 담화를 발표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내각은 총리 담화를 비롯해 역사 인식에 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승해나갈 것"이라고만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원래 패전 80년을 맞아 총리 담화 발표를 검토했으나 옛 아베파 등 집권 자민당 내 보수세력 반발을 고려해 이를 보류했다.

그는 추후 별도 개인 메시지를 내는 방안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역시 당내 보수세력의 반대로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