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미·러 정상회담, 성과낼까? 신경전 고조

입력 2025-08-14 17:12:44 수정 2025-08-14 21:01:09

트럼프 "전쟁 중단 않으면, 심각한 후과"
푸틴 "누적된 모든 현안 논의할 것"
우크라이나와 유럽 "빼앗긴 영토 돌려받아야"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에서 만날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푸틴 대통령.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에서 만날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푸틴 대통령.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미군기지에서 열릴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어떤 대화가 오갈 지 전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유럽연합도 13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에 양보하지 말아야 할 선에 대해 조언을 했다.

초강대국으로 한 때, 냉전시대를 이끌었던 양대 산맥인 두 나라는 벌써부터 치열한 신경전도 벌이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는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우크라이나 영토를 얼마나 되찾아 올 수 있느냐. 지금까지 함구하고 있던 러시아의 속내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미·러 정상이 만날 예정인 알래스카 앵커리지 미군기지에 경계가 강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미·러 정상이 만날 예정인 알래스카 앵커리지 미군기지에 경계가 강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전쟁 중단 않으면, 심각한 후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바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3자 회담을 개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회담 이후에도 전쟁을 중단하지 않으면 "심각한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케네디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뤄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첫 회담이 괜찮게 진행되면 우리는 서둘러 두번째 회담을 할 것이다. 난 거의 바로 하면 좋겠는데 우리는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그리고 그들이 원한다면 나까지 하는 두번째 회담을 서둘러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합의를 끌어낼지 장담하지는 않으면서 "이건 두번째 회담을 위해 '상을 차리는 것'(setting the table)"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번째 회담이 없을 수도 있다. 우리가 들어야 하는 답변을 내가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듣지 못해서 두번째 회담을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할 경우 우리는 두번째 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오전 유럽 주요국 정상 및 젤렌스키 대통령과 화상회의를 한 데 대해 "매우 좋은 통화였다"고 평가했다.

미·러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위치한 기념품 가게에 러시아 전통인형인 마트료시카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미·러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위치한 기념품 가게에 러시아 전통인형인 마트료시카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푸틴 "누적된 모든 현안 논의할 것"

러시아 외무부는 13일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그동안 누적된 모든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알렉세이 파데예프 러시아 외무부 정보보도국 부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러시아·미국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파데예프 부국장은 "최근 수년간 러시아와 미국 관계는 매우 악화했다"며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 정상이 우크라이나 위기부터 정상적이고 의미있는 대화를 방해하는 장애물에 이르는 누적된 모든 현안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간 대화가 국제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양동 전략을 펴고 있다. 미국과의 대화를 기대한다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13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신형 핵추진 대륙간 순항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로이터통신의 보도가 있었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해야 하며, 러시아가 점령한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을 모두 러시아 영토로 병합하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