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2마리 5만6천원…먹다 그냥 나왔다" 속초 오징어난전 또 논란

입력 2025-08-12 17:02:01 수정 2025-08-12 21:54:09

강원 속초시 해산물 포장마차 거리
강원 속초시 해산물 포장마차 거리 '오징어 난전'에서 오징어 2마리를 5만6천원에 구매했다는 소비자가 올린 사진. /속초시청 자유게시판

강원 속초시의 대표적인 해산물 포장마차 거리 '오징어 난전'이 연이어 불거진 불친절과 가격 논란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한 가게의 무례한 응대가 문제 된 데 이어, 또 다른 가게는 과도한 가격 책정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8일 속초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오징어 난전 갔다가 너무 화가 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실명으로 글을 올린 작성자 박모 씨는 "오징어 많이 잡혀서 가격도 싸졌다란 말을 듣고 지인들과 오징어 난전에 갔다"고 했다.

좋은 가격에 맛 좋은 오징어를 먹을 수 있을 거란 기대와 달리 현장에서 마주한 상황은 달랐다. 박씨에 따르면 상인들은 "요즘 오징어가 안 잡힌다", "오징어가 귀하다"는 말을 하며 한 마리당 2만8천원을 제시했고, 한 마리만은 팔지 않는다고도 했다. 결국 그는 오징어 두 마리를 5만6천 원에 구입했지만 식사 과정에서도 불편을 겪었다.

박씨는 "몇 입 하지도 않았는데 (주인이)'더 안 시키냐', '술은 안 마실 거냐'고 하더라"며 "'물티슈는 알아서 챙겨가라'고 하더니 초장을 더 달라고 하니까 '더 시키지도 않을 건데 뭔 초장이냐'고 투덜거리길래 기분 나빠서 먹다가 그냥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난전 바로 앞 횟집에서는 2만 원에 오징어 두 마리와 서비스 회까지 줬다"며 "오징어 난전의 5만6천 원 오징어와 불친절한 상인들을 이렇게 내버려두는 것이 맞나"라고 주장했다.

박 씨는 난전에서 2마리 5만6천원에 구매한 오징어회와 난전 앞 횟집에서 2만원에 구입한 오징어회의 사진을 각각 올렸다. 난전에서는 오징어회만 썰어서 나왔지만, 횟집에서는 오징어회와 함께 간단한 밑반찬과 서비스회가 함께 차려진 모습이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오징어 난전 자숙한 거 맞나" "폐업조치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난전이라는 좌판 깔아주고 불친절, 갑질, 바가지 조장하는 것 같다" 등의 비판이 나왔다.

박 씨가 난전 앞 횟집에서 2만원에 시킨 오징어회. /속초시청 자유게시판
박 씨가 난전 앞 횟집에서 2만원에 시킨 오징어회. /속초시청 자유게시판

이번 논란은 앞서 속초 오징어 난전의 한 식당에서 불친절 논란이 불거지며 난전 운영 주체들이 자정결의를 연 이후 나왔다. 지난 8일 속초시수산업협동조합, 속초시 채낚기 경영인협회, 속초시 양미리 자망협회는 특별 친절교육과 자정 결의대회를 열고 고개를 숙였다. 난전 입주 상인 20여 명은 밝은 미소와 정직한 가격을 지키겠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교육에서는 카드 결제 거부, 바가지 요금, 고가 음식 강요, 식사 시간 재촉 등 반복 지적된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개선 방안이 다뤄졌다.

최근 한 유튜버는 난전 내 한 식당에서 오징어회 2마리와 오징어통찜 1마리를 주문한 뒤 식사하던 중, 음식이 나온 지 약 9분 만에 직원이 "이 아가씨야, 여기에서(안쪽에서 먹으면 안 되겠니", "빨리 잡숴"라고 말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공개해 논란이 됐다. 속초시 채낚기 경영인협회는 해당 사례에 대해 "해당 입주자에 대해 지난달 22일 경고 처분했다"며 "동일 민원 재발 시 영업정지 또는 영업 폐쇄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또 "해당 입주자는 오는 31일까지 영업을 중단하고, 입주자 전체도 오는 17∼22일 운영을 멈추고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며 "이 기간 내부 규정을 재정비해 더욱 친절한 운영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오징어 난전 상인들은 당시 사과문도 발표했다. 논란이 된 식당 주인이 직접 사과문을 낭독하며 "오징어 난전 불친절 사례가 언론과 유튜브 등을 통해 전해지면서 많은 비판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불편을 겪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관광 도시 속초시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점 거듭 사과드린다"며 "우리 상인들은 고객님들의 소중한 목소리를 더욱 겸허히 받아들이고 앞으로 더욱 친절한 응대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