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320㎡ 규모 바이에탄관 전관 전시
중국 광저우의 광동미술관에서 대구 출신 작가 박종규의 개인전 '비트의 유령들'이 열려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5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외국인 생존 작가로는 처음으로 광동미술관 바이에탄관 전관을 사용하는, 전례 없는 규모의 기획전이다.
광동미술관은 1997년 개관한 중국의 대표적인 국립 공공미술관이다. 본관, 바이에탄관, 동산관 등 총 3개의 전시 공간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체 건축 면적은 약 7만㎡로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약 2만㎡)의 세 배가 넘는다. 박종규 작가의 전시가 열린 바이에탄관은 2021년 새롭게 개관한 신관으로, 디지털 기반 전시 시스템이 적용됐다.
작가는 1천320㎡ 규모의 바이에탄관 2층 전관을 대형 회화 및 설치 작업으로 채웠다. 300호 크기의 회화 20여 점과 미디어 설치 작품 40여 점 등 총 6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됐으며, 시트지와 아크릴 물감, LED 전광판, 몰입형 영상 등을 결합한 다층적 작업이 중심을 이룬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현실과 가상,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존재들을 유령이라 부른다"며 "이 시대는 두 개의 세계를 동시에 살아가는 시기이며, 그 틈에서 태동하는 감각을 시각화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시장 내부를 하얀색으로 구성해 비현실적이고 무중력적인 분위기를 구현했다. 현실 공간보다는 정제된 비인간적인 세계를 상상하며 구성했으며, 관객이 걸을 때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한국 작가의 해외 초대전이 아닌, 한·중 양국 간 문화 예술 교류가 제한된 상황 속에서 성사된 의미 있는 결과물로 평가된다.
왕샤오창 광동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를 "작가 초청을 넘어, 동아시아 예술 네트워크의 실질적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종규 작가는 동양 철학의 허무와 서양 정보 논리의 이진 체계를 시각 언어로 통합해온 작가"라며 "이번 전시는 기술과 신체, 기억과 시간, 현실과 가상이 교차하는 시대에 사라진 듯 보이나 여전히 작동하는 존재들을 다시 감각하게 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한편 작가는 계명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 파리 에콜 데 보자르에서 수학했다. 회화와 설치, 미디어를 넘나드는 실험적 형식 안에서 디지털 노이즈와 인간 존재의 경계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지속해왔으며, 뉴욕의 대표 아트페어인 아모리쇼 포커스 섹션에 선정된 바 있다.
대구미술관과 후쿠오카시립미술관에서의 개인전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으며 제3회 하인두예술상을 수상했다. 올 하반기 이집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의 전시도 준비 중이다.
전시는 10월 8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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