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전직 대통령 배우자 가운데 처음으로 수사기관 포토라인에 선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김 여사의 발언뿐 아니라 의상과 소지품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 11분쯤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건물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흰색 셔츠에 검은색 긴팔 정장을 차려입은 그는 검은색 토트백을 한 손에 들고 나타났다. 해당 가방에는 'HOPE(희망)'이라는 단어가 큼직하게 새겨져 있었다. 김 여사가 든 가방은 국내 브랜드 '빌리언템(Billiontem)'이 출시한 '홉(HOPE) 토트백'이다.
공식 판매가는 14만8000원이지만, 현재 품절 상태다. 친환경 리사이클 나일론 소재로 제작됐으며, 스트랩 탈부착이 가능해 토트백 또는 숄더백으로 연출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 브랜드는 국내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소상공인 브랜드로도 알려져 있으며, 해당 제품은 제작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와 에너지 절감 기여 등을 강조하며 '지속 가능성'을 앞세운 친환경 제품으로 소개되고 있다.
김 여사는 이전에도 에코백을 들고 공식석상에 등장한 사례가 있다. 2023년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했을 당시 'Bye Bye Plastic Bags' 문구가 인쇄된 가방을 든 채 서울공항에 등장한 바 있으며, 이듬해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서도 동일한 가방을 들고 공군 1호기에 탑승한 장면이 포착됐다.

이날 착용한 구두 또한 주목을 받았다. 김 여사가 착용한 검은색 구두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로저 비비에(Roger Vivier)' 제품으로 추정된다. 해당 모델은 2022년경 출시된 디자인으로, 당시 정가는 약 875달러(한화 약 120만원) 수준이었다. 현재는 공식 매장에서는 판매되지 않고 있으며, 일부 리세일 온라인몰에서 60만원대 중반 가격으로 유통되고 있다. 로저 비비에는 1939년 설립된 프랑스 명품 브랜드로,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 구두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여사는 앞서 2022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청년창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과의 일정에서도 같은 브랜드의 '커버드 버클 펌프스' 제품을 착용한 적이 있다.
김 여사는 출석 직전 취재진 앞에서 "저같이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수사 잘 받고 나오겠다"고 짧게 말했다. 이후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부분 응답하지 않았고, "죄송하다"는 한마디만 남긴 채 조사실로 향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 23분부터 특검 조사를 받았다. 오전 11시 29분까지 약 1시간 남짓 조사를 받은 뒤 점심시간을 가진 후 오후 1시에 조사가 재개됐다.
김 여사는 조사 중 오전과 오후 각각 정해진 시간에 짧은 휴식을 가졌다. 오후 휴식은 오후 2시 14분부터 약 10분간, 이어 2시 39분부터 30분 동안 두 차례 이뤄졌으며, 오후 3시 10분부터 다시 조사가 재개된 상태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오후 열린 브리핑에서 김 여사의 조사 상황에 대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진술하고 있다"며 "저희는 피의자로 호칭하며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조사가 절반을 약간 넘은 상황"이라며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있어 언제까지 이뤄질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2차 소환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오늘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알려드리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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