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이다. 일본에 주권을 빼앗기고 약 35년간 온갖 고통을 겪고 광복(해방)을 맞아 오늘까지 80년을 살아가고 있다. 그동안 정부 수립과 남북 분단, 6·25전쟁, 산업화와 민주화운동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세계 경제 10위권에 진입하는 국가로 성장하면서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잇는 독립운동 역사를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는 단군 이래, 조선왕조-대한제국-상해 임시정부와 독립운동기를 거쳐 1945년 해방과 더불어 1948년 초대 이승만 정부가 들어선 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정통성마저 부정하는 세력(뉴라이트)이 있다. 그런 만큼 광복 80주년을 맞아 올바른 역사 인식과 역사교육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그럼 이런 역사 인식과 역사교육에 없어서는 안 될 역사 시설은 과연 있는가? 대구를 이야기해 보자. 대구는 독립운동 역사 자산이 전국 어느 곳보다 많다. 1915년 대구 달성공원에서 결성돼 지난 7월 15일 창립 110주년을 맞아 정부 차원의 성대한 기념식을 가진 대한광복회라든가, 한강 이남에서 가장 큰 일제 형무소였고 서대문형무소보다 더 많은 애국지사와 독립운동가가 순국했던 대구형무소를 예로 들어 보자.
국내의 전국 8도는 물론, 중국 만주에도 지부를 두었고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에게 최신 권총을 전해 준 초대 만주지부장 이진룡, 국내 군자금 지원 등을 바탕으로 활동하며 뒷날 청산리대첩을 일군 2대 만주지부장 김좌진 등 쟁쟁한 독립운동가들이 활약했던 대한광복회였다. 그러나 결성지 달성공원에는 표석조차 없고 지난해까지만 해도 필자 등이 2018년 조직한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상임대표 장익현)가 매년 조촐한 기념식을 치렀을 뿐이다.
또 서대문형무소, 평양형무소와 함께 전국 3대 형무소의 하나였던 대구형무소에서는 서대문형무소 순국 애국지사(195명)보다 많은 216명이 순국했지만, 국가가 관리하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과 달리 대구형무소는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다. 그러다 대구 중구청이 올 2월 27일 대구형무소 터인 삼덕교회 내에 99㎡(30평) 규모의 작은 공간을 마련해 대구형무소 역사관을 개관한 게 고작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께서는 일찍이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再生)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는 말씀으로 후세를 경계하셨다. 그만큼 역사란 중요하며 역사를 잊지 않아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대구시의 한 간부 인사를 만나 대구 계성학교 부지에 서문시장 주차장을 겸한 독립운동기념관과 대구형무소 역사관 건립 추진에 대한 희망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80주년의 이번 광복절을 앞두고 목숨 바쳐 독립운동을 한 선열의 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우리 모두 새 각오로 민족정기를 가다듬어야 한다. 이제 사회 지도층과 정치 지도자도 분열의 뺄셈 정치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통합의 덧셈 정치에 나서야 한다. 끝으로, 일본은 과거 역사를 직시하고 반성과 사과를 바탕으로 이웃 국가로서 미래로 나아가길 바란다. 진정한 반성과 사과 없이는 미래로 같이 나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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