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만한 선발이 된 최원태, 삼성 라이온즈 선발진의 활력소

입력 2025-08-06 12:50:30 수정 2025-08-06 18:15:22

5일 SSG전 역투로 팀의 5연패 탈출 이끌어
힘든 행보 속 삼성, 최원태 호투로 반등 발판
10일 난적 KT전 등판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 삼성 제공

첫 고비는 잘 넘겼다. 하지만 위기가 또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프로야구 순위 싸움에서 벼랑 끝에 몰린 상황. 이번 주 두 번 선발로 나서는 최원태의 어깨가 무겁다. 첫 등판에서 호투했으나 마음 놓긴 이르다. 한 번 더 잘 던져야 한다.

삼성이 이번 주 맞붙는 팀은 SSG 랜더스와 KT 위즈. 5일 경기 전까지 SSG는 4위, KT는 NC 다이노스와 공동 6위였다. 그 아래가 8위인 삼성. 투수진이 강한 팀들이라 삼성에겐 까다로운 상대다. 여기서 크게 밀리면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도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가 5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가 5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의 5인 선발 로테이션에 따르면 이번 주 두 번 등판하는 건 최원태. 불펜이 약한 삼성에선 선발의 부담이 크다. 선발이 버티는 사이 강한 화력으로 점수를 쌓아야 승리에 가까워진다. SSG와 만나기 전 삼성은 5연패에 빠졌다. 최원태가 처한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위기에서 최원태가 빛났다. 5일 5⅔이닝 9피안타 2실점으로 역투했다. 경기 초반 제구가 흔들렸지만 꿋꿋하게 버텼다. 투구 수는 101개. 한 타자만 더 상대하면 6이닝을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주 한 번 더 등판해야 했기에 무리하지 않은 채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다.

삼성 라이온즈의 르윈 디아즈가 5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 4회초 3점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르윈 디아즈가 5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 4회초 3점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삼성 제공

타선도 6대2 승리에 힘을 보탰다. 3회말 최원태가 1실점한 뒤 바로 승부를 뒤집었다. 4회초 르윈 디아즈가 3점 홈런, 김영웅이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최원태는 4회말 다시 1실점했으나 더 점수를 내주진 않았다. 불펜도 무실점 호투로 5연패를 끊는 데 기여했다.

최원태는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 선수(FA) 시장에 나서 삼성의 손을 잡았다. 4년 총액 70억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 두드러지진 않았으나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구위가 좋지만 제구가 불안해 들쑥날쑥한 투구가 이어졌으나 최근엔 안정감을 찾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영웅이 5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 4회초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영웅이 5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 4회초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삼성 제공

7월 활약은 수준급. 승운이 따르지 않았으나 투구 내용은 좋았다. 4경기에 등판해 2패만 안았지만 평균자책점은 3.60으로 괜찮았다. 특히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만 3번. 나머지 한번도 7이닝(4실점)을 버텼다.

투수가 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순 없다. 그렇더라도 최소 5이닝 이상 던지며 실점을 최소화, 승리할 발판을 만들어주는 게 선발투수의 역할. 5일 최원태의 투구가 그랬다. 제구가 흔들렸지만 그대로 무너지지 않고 마운드를 지켰다. 그 덕분에 불펜도 부담을 덜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가 5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 6회초 2사 상황 때 최일언 코치에게 마운드를 넘긴 뒤 웃으며 교체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가 5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 6회초 2사 상황 때 최일언 코치에게 마운드를 넘긴 뒤 웃으며 교체되고 있다. 삼성 제공

6회 2사에서 최원태는 공을 최일언 코치에게 넘겼다. 마운드를 내려가는 최원태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경기 후 그는 "한 타자만 더 던지겠다 했는데 코치님이 안된다고 하셨다. 인정하고 내려왔다"며 "일요일에도 등판해야 하기에 팀 결정에 따랐다"고 웃었다.

이젠 믿을 만한 선발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원태가 등판하면 기대감도 생긴다. 최원태는 "개인 승수보다 팀 승리가 우선이다. 5일 승리가 팀 순위를 반등시키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10일 KT전에서도 최원태의 역투를 기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