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게는 100억원이 넘은 손실입은 피해업체들, '먹튀' 대주주 유암코에 분노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최근 철강 플랜트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플랜텍(옛 포스코플랜텍)을 매각을 추진하자 협력업체들이 손실 보상(매일신문 2024년 8월 5일 자 보도)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20일 플랜텍, 포스코 등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플랜텍 최대주주인 유암코는 코스닥 상장사 (주)미코를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을 위한 협상을 벌인 결과 최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 대상은 유암코가 보유한 플랜텍 지분 71.93%이며, 매각 금액은 매입 당시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천542억원가량이다. 매각이 확실시되자, 플랜텍 하청으로 손실을 입은 협력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협력사 측은 "유암코는 포스코로부터 매년 받은 수천 억원에 이르는 수주에 대한 수익과 매각대금을 챙기고 떠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공사 손실에 대해 해결 없이 회사만 팔고 떠나버리면 남은 피해업체들은 어떡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유암코는 지난 2020년 5월 플랜텍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600억원을 들여 주당 500원에 신주 1억2천만주를 인수한 뒤 최대 주주가 됐다. 이후 매각 조건으로 포스코와 5년간 4천~6천억원 규모의 매출을 약속받았고, 현재까지 2조원 넘는 공사를 수주했다.
매년 200억~3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데다, 이번 매각 대금까지 합치면 유암코가 플랜텍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인수 대금의 4~5배는 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유암코가 배를 불리는 사이, 관련 공사에 뛰어들었던 수많은 지역 협력사들은 눈덩이처럼 늘어난 부채에 허덕이며 도산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 협력사에 따르면 플렌텍은 지난 2023~2024년 포스코 포항제철소 4고로 개보수 공사를 진행하면서 저가수주와 과다한 선공제를 되풀이하며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그 손실은 협력사들에게 고스란히 넘겨져 적게는 10억원, 많게는 최대 140억원가량의 피해가 발생했다.
그 외에도 협력사 측은 플랜텍이 주도한 ▷공기 연장(7~8개월)에 따른 작업자 추가 및 휴일·야간작업 증가 ▷주당 능률공수 추가 지급에 따른 개인당 임금 상승 ▷공사 중단 요청 묵살 등이 손실을 더 키웠다며 법적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협력사 관계자들은 "공사손실 책임 여부를 두고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회사 매각은 '먹튀'에 지나지 않는다"며 "그간 전체 일감 가운데 90%를 포스코를 통해 받아가며 이득을 챙긴 유암코가 지역의 협력업체와 공사 손실에 대한 결론을 내지 않고 중간에 빠지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플랜텍 관계자는 "미코도 피해업체들과 법적 다툼에 대해 알고 있고, 추이를 살피고 있다"며 "인수는 플랜텍이 가진 수소발전 사업 역량이 높게 평가받아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편 플랜텍 인수에 나선 (주)미코는 1996년 설립된 세라믹 소재 및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전문기업으로, 반도체·바이오·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회사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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