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통상협상 막판 총력전
韓 제안 1천억 달러의 네 배…모든 양보 포함한 협정 요구
WSJ '韓, 추가 양보 압박받는 중'"
미국 정부가 한국에 상호관세 관련 최종 무역협상안을 조속히 제출하라고 공식 촉구하면서 한미 간 통상 협상이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했다. 미국이 예고한 8월 1일 관세 부과일을 앞둔 가운데,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최종 담판을 위해 막판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최근 스코틀랜드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만나 "최선의, 최종적인 협상안을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러트닉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할 협상안에는 모든 양보안이 포함돼야 하며, 한국이 왜 별도의 협정이 필요한지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담에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동석했다. 한국 측은 앞서 24일 워싱턴DC에서, 25일에는 뉴욕에서 러트닉 장관을 잇달아 만났으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에 맞춰 현지에서도 회담을 이어갔다. 같은 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러트닉 장관과 만나 2시간가량 통상 현안을 논의하며 협상 전선에 합류했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 약 4천억 달러(한화 약 552조원) 수준의 대미 투자 유치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한국 측이 1차 제안한 1천억 달러 규모보다 네 배 많은 액수로, 협상 말미에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까지 영국, 유럽연합(EU),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과는 무역 협정을 타결한 상태다. 반면 한국을 포함한 중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은 아직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국가에 대해 15~20%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밝혔다.
특히 중국의 경우 8월 11일까지 관세가 유예된 상태로, 미국과 중국은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회담을 열고 90일 추가 연장 가능성을 논의했다. 다만 세부 일정과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안을 "승인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 규제 완화 등을 교환 조건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캐나다 등도 미국과의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대만과 태국은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지만 최종 발표는 보류 중이다. 이들 국가 역시 자국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국과의 개별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
WSJ는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연쇄 고위급 접촉에 나선 것은, 8월 1일 관세 발효 전 타결을 목표로 하는 긴박한 외교 행보"라며 "이번 협상 결과가 향후 한미 통상 구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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