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했던 '친윤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해주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전화를 받은 적 없다'고 했던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전날 윤 의원을 업무방해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5시간 가까이 조사했다. 이날 조사에서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에게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하라는 취지의 전화를 2022년 5월 9일 무렵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지난해 10월 "대통령도 저에 대해서 이런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으나, 특검 조사에서 입장을 180도 뒤집은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지난해 기자 간담회 등을 통해 "나는 윤상현이 공관위원장인줄도 몰랐다"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으나, 이 역시 거짓말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2022년 6월 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낸 윤 의원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윤 전 대통령의 통화 녹취에 등장하는 핵심 인물이다.
이미 공개된 육성 통화 녹취에서 윤 전 대통령은 명 씨와 통화에서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내가 하여튼 (윤)상현이한테 내가 한 번 더 얘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통화 시점은 2022년 5월 9일이다. 명 씨는 윤 전 대통령의 이같은 말에 "제가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이 명 씨와 통화를 한 후 실제로 '김영선 전 의원에게 공천을 주라'는 취지의 말을 윤 의원에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 5월 9일 통화 후 다음날인 5월 10일 국민의힘 재보선 공관위는 김영선 전 의원을 단수 공천하고 김 전 의원은 6월 재보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윤 의원은 조사를 마친 후 귀갓길에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서 윤 전 대통령에게 연락받은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건 제가 다 성실하고 진실하게 (특검팀에) 말씀드렸으니 다 아시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공천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이냐'는 물음에는 "그건 알려질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윤 의원의 변호인은 조사 내용에 대해 "웬만하면 사실대로 얘기했다"며 "수사에 잘 협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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