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난·여성 비하"…김성수 해운구청장 입 털다 구설수, 해명에도 싸늘한 반응

입력 2025-07-27 17:41:09

공직자 품위 논란에 사과문 발표했지만 비판 여론 수그러들지 않아

김성수 해운대구청장. /부산 해운대구 제공
김성수 해운대구청장. /부산 해운대구 제공

부산 해운대구청장이 지역 차별과 여성 혐오성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뒤늦게 내놓은 해명이 되레 여론의 반발을 사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구청장 직책을 맡은 지방자치단체장이 공직자 윤리를 망각한 채, 식사 자리에서 무심코 내뱉은 말이 사회적 파문으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가 됐다.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최근 지역 기자들과의 점심 식사 자리에서 "양양은 서핑이 아니라 불장난하러 가는 곳"이라는 발언과 함께,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여자는 만나지 말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발언은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면서 곧바로 강원 양양군 지역 사회는 물론 여성계와 시민사회 전반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강원 양양군청 공무원노조는 25일 오전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양양은 수많은 국민에게 사랑받는 해안 지역"이라며 "지역에 대한 부적절한 인식을 기반으로 한 발언이 공공연히 오갔다는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발언은 명백한 지역 비하이자 여성 혐오적 언행으로, 공직자로서의 책무와 윤리를 심각하게 저버린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김 구청장은 같은 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사과했다. 그는 "언론을 통해 보도된 저의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출입 기자들과 편안한 점심 식사 자리에서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의 발전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의 일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타인으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를 언급한 것일 뿐, 지역이나 여성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후 맥락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채 일부 표현만 보도되며 오해가 생겼다"며 "공직자로서 앞으로 언행에 더욱 신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해명에도 비판의 목소리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 구청장이 내놓은 사과문에서 "타인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 "일부 표현만 보도됐다"는 식의 해명은 발언의 부적절성을 인정하기보다 책임을 희석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되며, 시민사회는 물론 지역 유권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강원도의회 소속 최재민 국민의힘 의원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공직자가 특정 지역과 여성 청년을 향해 편견에 찬 발언을 한 것은 상식과 윤리에 반하는 행위"라며 "양양군민과 강원도민,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여성 청년에게 즉각 정중히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양양군은 이번 사안과 별개로 지역 이미지를 훼손하는 허위 게시물에 대해 형사 고발 및 재발 방지 대책에 나섰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상에는 '양양에서 하룻밤 즐기고 온 후기', '양양 다녀오면 걸러라'는 식의 지역 비하성 게시물이 다수 유포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관광 업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양양군 내 서핑샵, 숙박업소, 음식점 등 주요 관광업체는 해당 루머 확산 이후 매출 급감과 운영 중단 위기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게시물 유포자들에 대해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고, 온라인 모니터링을 강화해 대응에 나선 상태다.

김성수 구청장은 사과문에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앞으로는 각별히 조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지역 비하와 여성 폄하라는 사회적 금기선을 넘은 발언으로 인해 그가 공직자로서 신중함을 갖췄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공직자의 언행 하나가 단순한 말실수를 넘어 지역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단순한 해명으로는 봉합되기 어려운 파장을 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