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사제 총기를 발사해 자신의 생일잔치를 열어준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이 자신의 집에 인화성 물질로 이뤄진 폭발물까지 설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동기는 가정불화로 알려졌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살인 및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63)를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범행 당일은 A씨 생일이라서 아들이 잔치를 열어줬고, 며느리를 비롯해 손주 2명과 지인 등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파이프 형태로 된 사제 총기를 이용해 쇠구슬 여러 개가 들어 있는 '산탄' 3발을 발사했다. 이 중 2발은 아들을 향했고, 1발은 집 내부 문에 맞았다.
A씨는 경찰에서 아들을 살해한 이유에 대해 가정불화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총기 제작법은 유튜브에서 배웠으며, 탄환은 예전에 다른 개인으로부터 구매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범행에 사용한 뒤 남은 실탄 개수는 산탄 86발"이라며 "피의자는 정식 수렵용으로 사용하고 남은 걸 판매한다는 것을 보고 구매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범행에 사용된 사제 총기와 관련해서는 "(용도에 맞게 잘라 제작한 파이프) 총열 1개에 총알 1개를 발사할 수 있다"며 "작동 원리 및 제작 방법에 대해 피의자가 적극적으로 진술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부연했다.
경찰은 A씨의 서울 도봉구 집에서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통, 우유통 등 폭발물 15개가 점화장치에 연결된 것을 찾아냈다. 타이머는 이날 낮 12시에 폭발하도록 설정됐다. A씨의 차량 조수석과 트렁크에서도 범행에 사용한 사제 총기 2정 이외에 추가로 총신 11정과 탄환들을 발견했고, 집에서도 금속 재질의 파이프 5∼6개가 나왔다.
A씨는 오랜 기간 무직이었으며 가정불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택 인근 주민들은 A씨가 수년 전부터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해왔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A씨가 이웃과 별다른 갈등은 없었지만 수년 전부터 이웃들과 교류를 끊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 아파트에 약 20년 거주했다는 50대 남성은 "평소 내성적 스타일이긴 했지만 과거에는 주민들과 왕래도 있었고 반상회비도 꼬박꼬박 냈다"며 "몇 년 전부터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사람들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피의자의) 구체적 (범행) 동기 등을 충분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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