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면 털이"…부하직원 책상·유니폼에 체모 뿌린 50대 송치

입력 2026-03-18 07: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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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랬냐'는 사장 물음엔 "나도 모르겠다"

JTBC 사건반장
JTBC 사건반장
JTBC 사건반장 캡쳐
JTBC 사건반장 캡쳐

부하 직원의 책상과 근무복에 체모를 가져다 놓은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8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인천 모 회사에 다니는 여성 A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자신의 자리에 무언가가 뿌려져 있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단순히 기분 탓이라 여기기엔 같은 일이 수차례 반복됐고, 급기야 유니폼 주머니 안에서 정체 모를 체모가 발견되기도 했다.

A씨는 "유니폼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손가락 사이에 털이 껴있는 것을 보고 극심한 수치심을 느꼈다"며 "그 사실을 알자마자 입고 있던 옷을 버려야 했다"고 털어놨다.

사무실 내 폐쇄회로(CC)TV가 없자, A씨는 직접 책상에 홈캠을 설치했다. 녹화된 영상에는 A씨가 출근하기 10분 전 50대 임원급 B씨가 A씨 자리에 다가와 체모를 뿌리고, 마우스에 무언가를 묻히기 위해 손을 비비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A씨는 B씨가 회사 내 영향력이 큰 임원급 인사였기에 신고를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 인사팀에 해당 사실을 알렸다.

회사는 두 사람을 즉각 업무 분리시켰다. A씨가 짐을 싸서 자리를 옮기자 이를 본 B씨는 회사에 본인이 한 행동이라고 자진 신고했다.

B씨는 '왜 그랬냐'는 사장의 물음에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그는 자진 퇴사를 할테니 대신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B씨는 A씨가 원치 않았음에도 위로금 300만원을 전달하려고 시도했다.

B씨는 사내 메일을 통해 "한 번의 호기심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며 A씨에게 용서를 구했다. 또 사과 취지의 문자도 여러 차례 보냈다.

하지만 A씨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평소에 B씨가 딸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안다. 그런데 나도 아빠의 딸이다. 본인 딸이 똑같은 일을 겪었으면 과연 쉽게 용서가 되겠느냐"고 토로했다.

이후 A씨는 B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모욕,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했다.

한편, 인천 논현경찰서는 B씨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B씨의 행위로 폐기하게 된 물품이 있어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했다"며 "다른 혐의는 법적 요건에 맞지 않다고 판단해 불송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