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전당대회 국면 가속화…찬탄·반탄 후보 간 경쟁 벌이나

입력 2025-07-21 17:15:07 수정 2025-07-21 20:00:21

김문수 이어 조경태, 장동혁 출마 선언…안철수도 출마 입장
尹 탄핵 찬성 vs 반대 주자 간 전선 형성되나…한동훈은 '고심 중'
당 주류 의원들 버틴 속 새 인물·전대 룰도 없어…"지선 앞둔 '독배'" 관측도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이 20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대보교 수해 현장을 둘러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이 20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대보교 수해 현장을 둘러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출마 선언이 잇따르며 야당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선 경선에서 맞붙었던 후보 일부가 다시 도전장을 내는 등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반에 따른 경쟁 구도도 형성되고 있다. 다만 룰 변화 없는 전당대회인 데다 기존 인물들이 또다시 경쟁하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회의적 시선도 상당하다.

21일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전당대회 당권 경쟁이 윤 전 대통령 탄핵 찬반에 따른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찬탄' 조경태 의원은 "정통보수의 가치를 재건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일성과 함께 "과감한 인적 청산만이 국민의힘이 다시 사는 길"이라고 외쳤다. 그는 "당과 보수 진영을 위기에 빠뜨리고 여전히 기득권을 움켜쥐고 있는 구태 세력들을 읍참마속 하지 않으면 우리 당과 보수의 미래는 없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찌감치 당 대표 출마 입장을 밝힌 '찬탄' 안철수 의원도 이날 "당이 극단 세력에 점령 당해 '계엄옹호당'이라는 주홍글씨를 영원히 안고 침몰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아직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최근 안철수 의원과 회동을 하는 등 '찬탄' 주자들과 연대 전선을 구축할 기류를 보인다.

반면 이날 페이스북으로 출마 선언을 한 장동혁 의원은 "일부 낡은 언론 매체와 탄핵에 찬성했던 내부 총질세력이 탄핵에 반대했던 수많은 국민과 국민의힘, 그리고 나를 극우로 몰아가는 꼴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맞섰다. 그는 "반드시 당 대표가 돼 당과 당원을 모독한 자들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전날 출마 선언을 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탄핵 반대 세력에 대한 당 일각의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 '자해 행위'라며 장 의원과 같은 결의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당권 주자들이 탄핵 찬반, 인적 쇄신 등을 고리로 충돌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회의적 목소리도 상당하다. 새로운 룰, 인물 없이 기존 인물 간 각축전 구도로 흐르면 어느 쪽이 승리하더라도 당 혁신이나 쇄신, 물갈이가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총선이 3년이나 남아 당 주류 의원들의 변화 의지가 크지 않은 탓이다.

새 지도부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 퇴진할 가능성도 크다. 이번 야당의 당권이 '독이 든 성배'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배경이다. 국민의힘은 내달 22일 청주 오스코에서 새 대표를 선출한다.

보수 정가 관계자는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하든, '여론조사 100%' 룰을 도입하든, 획기적 변화가 없다. 그러니 새로운 인물도 없다"며 "강성 보수 지지층을 대변하는 인물이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차기 총선에 임박해서야 보수 정계 개편 등 변화가 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