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밀어붙이면 장관 된다 생각…국민 두려워하지 않아"
"'대북관' 논란 잇따라…한미 통상 협상, 쉽게 합의점 찾을 수 있나"
"국무총리 인선·3특검·특활비 추경 강행…민생보다 정치보복"
"당 내부 혼란 여전…국민 신뢰 회복 위해 뼈 깎는 노력"
누가 해도 욕 먹을 수밖에 없는 자리에서, 숙명으로 여기며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야당 정치인이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김천)의 얘기다. 송언석 위원장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나를 위해서 살지 않았다. 지금 당이 절체절명의 어려운 상태에 있다"면서 "우리 국가가, 국민이 조금 더 깨끗한, 반듯한 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우리 정치가 더 투명하고 정직한 정치가 되도록 밀알이 되겠다"고 했다.
17일 매일신문과 만난 송 위원장은 인사청문회 정국과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평가, 당내 위기, 대구경북(TK) 현안 등 주제들에 대해 막힘 없이 답변을 쏟아냈다.
-새 정부 인선을 두고 잡음이 상당하다.
▶한 마디로 오만과 독선의 결과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갑질의 여왕'으로 등극해 국민 밉상이 됐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제자 논문을 그대로 탈취해 오타도 베껴 써 말이 안 되는데, 어제(16일) 청문회를 보니 교육 정책에 대한 이해도 전혀 없다. 절대다수 힘으로 밀어붙이면 누구나 장관이 될 수 있다 생각하니 대통령실 검증 시스템이 망가진 게 아닌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국무위원 후보들의 '대북관'을 두고도 논란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는 '북한이 주적이냐' 물으니 답을 못한다. 장관 한 사람이 문제가 아니다. 북한과 가깝다고 알려진 이종석 국정원장, 대북송금 사건 변호인이었던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미국 문화원 방화사건 전과의 김민석 국무총리 등도 있다. 미국이 대한민국을 친북, 친중으로 판단할 수 있지 않겠느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통상 압박을 하고 있는데 쉽게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까 더 걱정이 된다.
-인사 검증 시스템 논의를 위해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자고 했는데.
▶윤석열 정부 때 대통령실에서 하던 인사 검증을 법무부로 넘겨 진행했는데 이번 정부서 싹 없앴다. 그럼 대통령실에서 이걸 잘해야 하는데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있는 것은 인사 검증 기능이 어딘가 고장이 나도 크게 났다고 진단을 할 수밖에 없다.
-취임 한 달을 넘긴 이 대통령, 잘하고 있나?
▶전체적으로 잘하고 있으니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는 게 아니냐 생각할 수 있지만 굉장히 잘 못하고 있는 게 많다. 배추밭 투자해 고수익 올렸다는 사람을 국무총리로 밀어붙였고 취임(6월 3일) 하자마자인 5일 국회 본회의에서 '3특검법'도 밀어붙였다. 민생보다 '정치 보복'을 더 챙겼다는 얘기다. 추가경정예산도 문제다. 대통령실 특활비가 필요 없다며 지난해 다 삭감했는데 이를 되살리며 사과 한 마디도 없이 단독 처리했다.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대통령실 특활비 41억원을 삼키기 위해 눈속임으로 민생회복 지원금 13조원을 푼 셈이다.

-여당의 독주가 여전한데, 소수 야당으로서 타개책이 있나.
▶현실적으로 한계가 많고 제일 답답한 지점이다. 결국 국민과 함께 가야 한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이 먼저다'라고 할 수밖에 없다. 숫자로 얘기하면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 관계, 진실 관계, 국익에 대한 영향, 이런 부분들을 국민에게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본다.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있는데?
▶정면 거부는 아니고, 내일(18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만나 협의하려 한다. 김병기 대행도 단독으로 밀어붙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우리가 무조건 반대한다는 게 아니다. 문제 있는 사람이 분명히 있고 국민들이 자진 사퇴, 지명 철회하라고 하는데 다수당이 대안을 제시해줘야 한다. 문제없는 사람부터 다 처리해 준 뒤 문제 있는 사람을 강행하면 우린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는 게 아니냐.
-그런데 야당 내부 상황도 간단치 않은 것 같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허니문' 기간이라 야당에게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내부 혼란상도 완전히 정비가 되지 않은 상태라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된다.
-윤희숙 혁신위원장과도 삐걱이고 있지 않은가?
▶혁신 의지가 있고 자신이 생각하는 게 많은데 이를 혁신위원 등 많은 사람과 어울려 가져가는 게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 소통을 제대로 안 하고 개인 생각을 중심으로 움직이다 보니 당에 부담이 되는 돌출 행동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20일 의원총회를 소집해 뒀고 거기서 총의를 모아갈 예정이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입당이 또 논란인데?
▶자신의 본명으로, 서울시당에 온라인으로 지난달 9일 가입했다. 일주일 내 당원 자격 심사를 해야 하는데 기간이 지나 입당이 완료됐다. 김용태 비대위원장 시기다. 향후 조치 방안 등은 아직 검토한 바 없다.
-전당대회는 언제하나?
▶8월이 가기 전 한다고 공표했었다. 내일(18일)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논의해 날짜를 발표할 예정이다.
-2025 APEC 정상회의 성공 등 TK 현안도 산적해 있다.
▶APEC과 관련해 이미 필요한 예산, 제도적 조치는 다 한 상황이다. 대통령부터 중앙정부 등 행정적인 지원을 최대한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TK의 당 지지율도 안 좋은 상황인데 새로운 당 지도부가 들어오면 옆에서 최대한 돕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쾌유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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