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술을 활용한 진단과 치료, 건강 관리를 포괄하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공지능(AI)의 발전은 건강한 삶을 위한 혁신적인 솔루션 개발을 앞당기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선도기업인 뉴다이브는 자폐스펙트럼을 치료하는 데 특화된 디지털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의료인과 발달재활·특수교육·AI 각 분야의 전문가는 물론 당사자와 가족들이 참여해 수요자 중심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다양성을 포용하는 기술
뉴다이브 사명은 신경다양성을 뜻하는 '뉴로다이버시티'(Neurodiversity)에서 착안했다. 자폐스펙트럼, ADHD 등 뇌신경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을 장애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갖는 다양성으로 존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성자 뉴다이브 대표는 "환자, 장애라는 표현이 편견을 만들 수 있다. 대신 신경다양성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사회의 포용성을 높이자는 취지"라며 "뉴다이브는 사명에 걸맞게 신경다양성 당사자를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자폐스펙트럼 등 신경다양성 관련 치료제가 없어 전문가 대면이 현재 유일한 치료 방법이다. 다만 주당 40시간 이상 시간을 요구하고 비용 부담도 높은 편이다. 뉴다이브가 개발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버디인'은 대안을 제시한다. 게임 형식을 차용해 일상 속 다양한 상황에 맞는 반응을 하고 감정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조 대표는 "신경다양성의 경우 현재 FDA나 식약처 승인을 받은 약물이 없다. 대면치료가 표준이지만,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하고 치료를 받는 과정에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면서 "버디인은 비용의 문턱을 확 낮추고 가정에서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면에서 장점이 분명하다"고 했다.
현재 뉴다이브는 버디인을 고도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조 대표는 "사용자 수준에 맞추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며 "프로토타입을 시험하는 과정에서 같은 상황에도 어렵다는 반응도 있고, 반대로 너무 시시하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난이도 조절을 통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다이브는 지난 2023년 탐색임상시험을 완료하고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했고, 지난해에는 확증임상시험을 마쳤고 향후 분석 결과를 식약처에 제출할 계획이다.
그는 "버디인을 공개하고 '치료기관이 부족해 지방에서 서울을 찾는 아동이 많은 상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소아정신과 교수님들의 피드백을 받았다. 또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일부 아동들은 외래 병원을 찾을 때마다 '언제 출시가 되냐' 혹은 '언제 (버디인을) 다시 사용할 수 있냐'고 말하는 것을 듣고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새로운 도전과 발전
조 대표는 글로벌 제약기업에서 장기간 경력을 쌓으며 신약을 개발하는 연구원이었다. 자폐스펙트럼을 앓고 있는 자녀를 돌보기 위해 6년간 공백기를 가졌다. 그러던 중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는 "아이가 대학에 진학했는데 대면 수업이 제한되던 시기였다. 원격 강의를 들으며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IT기술을 활용하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제가 신약 개발을 해왔기에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검증된 대면치료에 IT기술을 접목하는 방법을 떠올렸다"고 했다.
창업의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IT 관련 전문성이 부족했던 조 대표는 스타트업에 입사해 기초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조 대표는 "AI 벤처 회사에 찾아다녔지만 자폐스펙트럼 치료제를 개발하는 곳을 찾을 수 없었다. 직접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회사를 다니며 경험을 쌓았다. 이후 1인 법인을 세우고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고 했다.
이어 "지금도 아들뻘인 개발자 직원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가끔 농담처럼 '대표님이 게임을 몰라서'라며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창업 생태계에 대해서는 "대학병원과 케이메디허브, 한국뇌연구원 등 의료산업 인프라가 탄탄하고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과 대구테크노파크,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등 기관의 지원도 든든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초 세계 최대 기술박람회인 CES2025에 참가한 뉴다이브는 일본 후쿠이 의과대학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해외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어려운 과정을 이겨낸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조 대표는 "제가 엄마이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며 "언젠가 우리 아이도 제가 없이 살아갈 날이 올텐데 지속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제 꿈을 실현하고 더 나아가 다른 이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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