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낮추려고 시장 개방…한국, 협상 타결 원해"

입력 2025-07-14 17:09:04 수정 2025-07-14 20:36:46

주요 동맹국 압박 협상 본격화…EU·일본 등 동맹국들 연대 모색
"日, 미국산 자동차 받지않아 시장 개방 부족" 불균형 비판
"EU도 시장 개방하기를 원해"…NATO에 군사장비 공급 언급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내 TV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시설 공습 관련 대국민 연설이 방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내 TV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시설 공습 관련 대국민 연설이 방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의 관세정책을 고리로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동맹국들을 압박하며 무역 협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EU는 그들의 시장을 개방하길 원하고 있고, 한국은 협상을 타결하길 원하고 있으며, 일본은 아직 시장 개방이 부족하다"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은 미국에서 수백만 대의 자동차를 수입하면서도 미국산 자동차는 받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무역 불균형을 비판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서도 "상당한 관세를 내고 있다"면서도 협상 의지를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협상 진전 상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14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의 만남을 앞두고 나토에 정밀 군사장비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그는 "우리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패트리엇을 보낼 것"이라고 했지만, 지원 수량과 구체적인 조건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무기를 제공하면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이를 전달하고, 비용은 나토가 100% 지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럽연합은 미국이 예고한 8월 1일자 상호관세 부과에 대해 동맹국들과의 연대를 모색하며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EU가 캐나다, 일본 등과 협력해 단기적 대응책을 논의 중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에 맞서 장기적인 무역구조 재편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U는 지난 12일 미국이 관세 협상에서 진전이 없을 경우 다음달 1일부터 30%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데 대해, 당초 14일로 예정됐던 보복관세 발효 시점을 연기했다. 대신 EU 통상장관들은 14일 브뤼셀 회의에서 강경 대응 여부를 두고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EU는 미국의 일방적 무역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몇 달간 무역 다변화 노력을 강화해왔다. 13일에는 인도네시아와 자유무역협정(FTA) 진전을 위한 정치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앞서 지난달에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의 구조적 협력을 제안하며 세계무역기구(WTO)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무역 질서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행보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대 경제 강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는 "일부 국가들 사이에서는 미국과 중국을 배제한 새로운 글로벌 무역 질서를 구상하는 아이디어까지 나오고 있다"며 "미국의 동맹국들이 실제로 단합해 미국의 관세 정책에 맞설 수 있을지가 핵심 쟁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