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주5일제' 희비…쿠팡은 정착, CJ는 딴 세상 이야기?

입력 2025-07-11 14:07:25

CJ·한진 '1%대' 머무는 사이, 쿠팡만 유일하게 60% 돌파

주요 택배사 가운데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이하 쿠팡CLS)가 유일하게 택배기사들에게 주 5일 이하 근무 환경을 폭넓게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사 중 10명 중 6명 이상이 주 5일 이하로 근무한다고 답하며, 쿠팡CLS의 탄력적이고 휴식이 보장된 근무환경이 업계 평균을 크게 앞지른 것이다.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가 11일 발표한 '택배기사 업무 여건 및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쿠팡CLS 소속 기사들의 62%가 주 5일 이하로 근무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같은 조사에서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는 1.5%, 롯데택배는 4%, 로젠택배는 1%, 컬리는 5%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수행했으며, 전국 6개 주요 택배사(CJ대한통운, 롯데택배, 한진택배, 로젠택배, 컬리넥스트마일, 쿠팡CLS)에 소속된 택배기사 1,20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목적은 실제 현장의 업무환경과 직무 만족도 수준을 정량적으로 파악하고, 향후 제도 개선 논의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는 데 있다.

쿠팡CLS는 주당 근무일뿐 아니라 월 단위 휴무일 수에서도 독보적인 수치를 보였다. "월평균 5일 이상 쉰다"고 응답한 기사 비율은 66.7%로, 이는 타사와 비교해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컬리는 20.8%, CJ대한통운 11.5%, 로젠택배 8%에 그쳤다.

주당 2일, 즉 월평균 8일 이상 휴무를 사용하는 비율은 쿠팡CLS가 49.7%로 절반에 육박했으며, 컬리(5%), 롯데와 로젠택배(각 3%), 한진택배(2.5%), CJ대한통운(0%)은 현저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쿠팡CLS가 사실상 업계에서 유일하게 '주 5일제'를 실질적으로 시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속 3일 이상 휴무를 사용한 경험 비율도 쿠팡CLS가 49.0%로 가장 높았다. 이는 단순한 휴식이 아닌, 장기적인 회복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반면, 컬리는 8.9%, CJ대한통운은 19.0%에 그쳤다.

이러한 유연한 근무체계는 쿠팡CLS가 대체 인력 운영과 비용부담을 자발적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높았다. 쿠팡CLS 기사 중 79.0%가 "대체인력을 영업점 또는 택배사가 확보한다"고 답했고, 66.3%는 "대체인력 비용을 회사 또는 영업점이 부담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체 평균(각각 61.3%, 36.7%)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쿠팡CLS의 이러한 운영 방식은 수입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보였다. 기사들의 월평균 수입은 569.5만 원으로, 전체 평균인 516.9만 원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578.2만 원을 기록한 컬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며, 롯데택배(498.5만 원), 로젠택배(494.6만 원), CJ대한통운(493.5만 원), 한진택배(471.1만 원)와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쿠팡CLS의 야간배송 기사들 중에서는 수입에 대해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2.7%로, 택배사 전체 평균을 상회했다. 전체 응답자 중 수입에 만족한다고 밝힌 비율은 로젠택배(50.5%), 컬리(46.5%), 쿠팡CLS(46.0%) 순이었으며, CJ대한통운은 43.5%, 한진택배는 32.5%에 그쳤다.

업무 만족도 평가에서도 쿠팡CLS는 상위권에 자리했다. 직업 만족도를 100점 만점 기준으로 환산한 결과, 쿠팡CLS는 61.0점을 기록해 롯데택배(61.9점), 로젠택배(60.9점)와 함께 가장 높은 군에 포함됐다. 주당 근무일 수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한 기사 비율도 쿠팡CLS는 52.3%로 절반을 넘긴 반면, 한진택배는 35%로 가장 낮았다.

응답자들이 택배업에 종사하게 된 주요 계기로는 '성과 기반 수익'(34.2%)과 '당장의 수입 필요'(19.4%)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직업의 안정성'(9.6%)과 '근무시간의 유연성'(7.2%)도 일부 응답자들에게 중요한 요인으로 언급됐다.

야간배송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쿠팡CLS는 긍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야간배송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교통 혼잡이 적다'(36.7%)와 '주간보다 수입이 높다'(32.9%), '낮시간을 개인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20.7%)는 응답이 나왔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가 별도로 진행한 야간배송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야간배송이 불가능해질 경우 주간 일자리로 전환하겠다"는 응답은 25.6%에 불과했으며, "다른 야간 일자리를 찾겠다"는 답변이 56.8%에 달해, 상당수가 야간근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택배업무를 계속하고 싶다는 의향을 점수로 환산한 결과 CJ대한통운이 67.6점, 쿠팡CLS가 66.3점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직업 만족도와 소득 수준, 근무시간 유연성 등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택배사일수록, 지속적인 업무 희망도 역시 높게 나타났다.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 권용장 회장은 "택배사별로 근무여건에 뚜렷한 차이가 있음을 수치로 확인했다"며, "쿠팡CLS처럼 유연하고 구조화된 운영 방식이 현장 기사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