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수출 의존도' 1위 한국…보호무역 기조에 '취약'

입력 2025-07-09 16:32:24 수정 2025-07-09 20:15:24

대한상의 'G20 상품수출' 보고서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에 대한 미국 입항 수수료를 중국에만 부과하고 한국은 제외해달라고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는 이런 공식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지난 4일 USTR에 제출했다. 사진은 7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에 대한 미국 입항 수수료를 중국에만 부과하고 한국은 제외해달라고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는 이런 공식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지난 4일 USTR에 제출했다. 사진은 7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 경제의 상품 수출 의존도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구조를 상품 중심에서 서비스 및 해외투자로 다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가 9일 발표한 'G20 상품 수출 의존도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품 수출 비중은 37.6%로 G20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33.3%), 중국(17.9%), 일본(17.0%)보다 높고, G20 평균(16.5%)과 비교해 2배를 웃도는 수치다.

상품 수출 의존도의 증가폭도 가파르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출범 후 30년간 한국의 상품 수출 의존도는 1995년 21.1%에서 2023년 37.6%로 16.5%포인트 증가했다. 멕시코(20.5%포인트) 다음으로 큰 증가폭이다.

일각에서는 상품수지뿐 아니라,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도 적극 공략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1995년 이후 한국의 서비스수지는 1998∼1999년 2년간의 흑자를 제외하면 만성 적자다. 1995년 마이너스(-) 13억9천만 달러였던 적자 규모는 2023년 -268억2천만 달러까지 증가해 19배가량 확대됐다.

또 대한상의는 안정적 외화 수입원으로서 '본원소득수지'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본원소득수지는 해외 수취 임금, 해외 투자소득 및 이자 배당과 같이 생산요소를 제공하고 받는 소득거래를 뜻한다. 한국의 GDP 대비 본원소득 비중은 4%로 경제 규모에 비해 취약하며, 일본(9.8%), 독일(9.7%) 등과 비교해도 미흡한 수준이다.

이주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은 줄곧 상품 수출에 의존한 성장을 해왔다"며 "영국과 일본의 서비스·본원소득수지 강화 노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제품 수출에 기댄 성장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K-푸드·K-컬처의 산업화, 지식재산권 수출 전략화, 전략적 해외투자를 위한 제도 개편 등 다각적 노력을 통한 소프트 머니 창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