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할인 프로모션 종료가 주요 원인
소비심리 개선으로 가격 정상화 흐름 나타나
술집·식당에서 판매하는 이른바 '외식 소주' 물가가 10개월 만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 물가도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7개월 만에 올랐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소주 품목의 소비자물가 지수는 115.75(2020년=100)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0.1% 올랐다. 월간 기준으로 외식 소주 물가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8월(0.6%) 이후 10개월 만이다. 지난해 9월(-0.6%)부터 지난 5월(-0.7%)까지는 매달 하락세가 지속됐다.
지난달 외식 맥주 물가도 0.5% 오르며 지난해 11월(0.9%) 이후 7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소매점에서 파는 소주 가격 역시 16개월 동안 하락하다가 지난 5월 0.2% 오른 데 이어 지난달에도 0.1% 상승했다. 소매점 맥주 가격은 지난달 상승률이 3.1%로 지난해 10월(4.3%)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최근 소주·맥주 가격 하락은 손님을 잡기 위한 자영업자들의 영업 프로모션이 대부분 종료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동안 자영업자들은 손님 확보를 위해 술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할인하는 '미끼 전략'을 썼다. 이 때문에 물가 지수가 내려갔으나 이런 전략이 끝나면서 주류 물가가 반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업체별로 영업 프로모션을 위해 술값을 할인하곤 하는데 통상 행사 기간이 1∼2개월인데 비해 이번엔 꽤 길게 이어졌던 것 같다"고 했다.
술값 할인과 원복은 대도시권에서 특히 활발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에선 소주 가격이 지난해 6월(-0.8%)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12월에는 -8.8%를 기록했다. 이후 점차 하락 폭을 좁혀서 지난달에는 -3.1%를 나타냈다. 부산에선 이미 지난해 3월(-3.1%)부터 내려가서 약 1년간 하락세가 이어지다가 지난 3월(2.8%)부터 반등했다.
대구는 2023년 3월부터 116.28이던 외식 소주 소비자물가 지수가 올해 4월 118.35로 1.8% 뛰었다. 경북도 지난해 2월부터 109.69을 유지하던 소주 물가가 5월 들어 111.24로 1.4% 상승했다.
외식 술값 할인 종료는 새 정부 출범과 맞물린 소비심리 개선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의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으로 100 이하로 급락한 뒤 4월(93.8)과 5월(101.8), 6월(108.7) 석 달 연속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한편으론 일부 한계 자영업자가 술값 할인 행사를 하고도 버티지 못해 폐업하면서 가격 원복 효과가 나타난 사례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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