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자택에 '5만원권 돈다발 에르메스 백'…특검, 조사 착수

입력 2025-07-04 10:53:56 수정 2025-07-04 13:21:51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답변을 거부한다고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이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현금을 발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3일 JTBC와 KBS 보도 등에 따르면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지난 2월 이 전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5만원권 다발로 가득 찬 에르메스 가방 등 고가의 명품 가방 8∼9점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가방은 상표도 떼지 않은 새 상품이었다고 한다.

수사팀은 "현금 다발을 발견했지만, 압수수색 영장 범위 밖이라 압수하진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는데 수사팀이 놀랄 정도의 '거액'이었던 걸로 전해졌다. KBS는 현금 규모가 수억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내란 특검팀은 압수수색 집행에 참여했던 경찰 수사팀 관계자를 최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된 현금 액수가 상당한 만큼, 돈의 출처와 성격도 특검이 규명해야 할 대상이다.

지난 3월21일 관보에 공고된 이 전 장관 재산 내역을 보면 현금 신고액이 없기 때문이다. 당시 이 전 장관은 본인 명의 예금 9억3천200만원, 배우자 명의 예금 1억원을 신고했는데 모두 금융기관에 예치된 것이었다.

이 전 장관이 별도의 현금을 보유하고도 재산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셈이 된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윤석열 정부) 실세 집에서 이런 돈다발이 나왔다면 이건 정말 충격적인 얘기"라고 말했다.

해당 돈의 출처에 대해 일각에선 이 전 장관이 과거 변호사 활동을 하며 현금으로 받은 수임료를 보관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검사 출신인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꼭 그렇다는 건 아닌데 변호사들이 왕왕 사건을 수임하다 보면 현금으로 받는 경우가 있다"며 "그런 돈을 보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 장관 측은 현금이 발견됐다는 사실 자체가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경찰의 압수수색 과정에 참관했던 이 전 장관 변호인도 "압수수색에 입회를 했었는데 그런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