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초월한 색채 프린터의 마술사
1940년대에 디지안한 기능성 스키복 '하퍼스바자'에 소개, 세계 이목 집중
伊 '카프리섬'엔 뎐 첫 부티크 큰 호응…패션 한계 넘은 라이프 스타일 제안
다양한 감각 가진 디자이너들 참여…특유 철학·예술성 현대적으로 계승
낮 기온이 35℃를 웃도는 등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더운 날씨와 강한 햇볕에 잘 어울리는 브랜드 '에밀리오 푸치'. 창립자 에밀리오 푸치는 오늘날 우리가 즐겨 입는 '카프리 팬츠'의 창시자이며 의상의 컬러와 패턴, 소재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했으며, 추상적이고 과감한 패턴과 톡톡 튀는 색감에 심플한 형태를 적용해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색채로 완성한 르네상스의 유산, '에밀리오 푸치'
1914년 이탈리아 피렌체 인근인 루카에서 태어난 에밀리오 푸치(Emilio Pucci)는, 귀족 가문 출신으로, 예술과 건축, 철학이 살아 숨쉬는 르네상스의 도시에서 자라며 고전적 미학을 자연스럽게 체화하는 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그의 학문적 여정은 정치학으로 시작됐고, 조지아공대와 UC버클리,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수학하며 지성과 국제적 감각을 두루 갖춘 엘리트였다.
푸치의 인생을 뒤바꾼 결정적 전환점은 스포츠, 그중에서도 스키였다. 국가대표급 선수였던 그는 1940년대 후반,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한 친구를 위해 직접 디자인한 기능성 스키복을 선보였고, 이는 곧 그의 미학적 감각이 드러난 첫 무대가 되었다.

1948년, 그가 디자인한 스키복이 『하퍼스 바자(Harper's Bazaar)』에 소개되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실용성과 우아함을 절묘하게 아우른 이 디자인은 단순한 스포츠웨어의 범주를 넘어, 패션이라는 영역에 새로운 가능성과 감각을 제시한 혁신적이었다.
◆카프리 섬의 시작과 브랜드의 확장
1949년, 푸치는 이탈리아 남부의 휴양지인 카프리 섬(Capri)에 첫 부티크를 열었다. 1951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컬렉션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디자이너의 길에 들어섰다. 이 부티크는 단순한 상점이 아니라, 여가와 여행의 문화를 즐기던 상류층 여성들을 위한 리조트웨어를 제안하는 공간으로 이를 통해 푸치는 '카프리 스타일'의 아이콘이 되었다.
당시 패션계를 장악하고 있던 프랑스 오트 쿠튀르(Haute Couture)의 엄격하고 구조적인 미학과는 달리, 푸치는 대담한 색채와 화려한 패턴, 그리고 신축성 있는 소재를 활용한 블라우스와 원피스를 통해 여성의 몸을 억누르지 않는 유연하고 자유로운 실루엣을 제안했다.
그의 컬렉션은 휴양지에서의 삶을 세련되게 표현하고자 했던 당대 여성들의 욕망을 겨냥하며, 압도적인 호응을 얻었다. 그곳에서는 마릴린 먼로, 소피아 로렌, 재클린 케네디를 비롯한 세계적인 아이콘들의 사랑을 받으며, 푸치를 상류층과 셀러브리티들이 열광하는 전설적인 디자이너로 부상시켰다.

에밀리오 푸치는 패션이라는 경계 안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일찍이 다양한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패션을 하나의 통합된 라이프스타일 언어로 확장하고자 했으며, 그 실험은 곧 현실이 되었다.
1965년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피터 맥스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우주복을 공동 기획했으며, 항공사 브래니프 인터내셔널(Braniff International)의 승무원 유니폼을 디자인하며 하늘을 무대로 푸치 특유의 감각을 펼쳤다. 그는 '패션 디자이너'라는 한계를 넘어선 라이프스타일 비전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의 도약
1992년,에밀리오 푸치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고,그의 딸 라우도미아 푸치가 브랜드의 명맥을 이어받았다. 이후 매튜 윌리엄슨, 피터 던다스, 마시모 조르제티, 그리고 현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카밀 미첼리(Camille Miceli)까지, 다양한 감각을 지닌 디자이너들이 브랜드를 이끌며 푸치 특유의 철학과 예술성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전통과 혁신,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여정 속에서 에밀리오 푸치는 여전히 시대를 초월한 색채의 언어로 예술성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
1990년대 후반, 복고풍 열풍과 함께 마돈나를 비롯한 대중문화 아이콘들이 다시금 푸치의 세계를 재조명하기 시작했다. 오드리 헵번,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수많은 당대의 여성 아이콘들 역시 푸치의 옷을 통해 세련되고 독자적인 정체성을 드러냈으며, 이는 브랜드의 대중성과 인지도를 동시에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푸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2000년대 초, LVMH가 푸치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브랜드는 본격적인 하이엔드 럭셔리 하우스로 리포지셔닝 되었다. 이 과정에서 크리스찬 라크루아, 매튜 윌리엄슨, 피터 던다스, 마시모 조르제티, 그리고 현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카미유 미셸리까지, 서로 다른 문화와 미학을 지닌 디자이너들이 차례로 참여하며 푸치의 유산에 각자의 해석을 덧입혔다. 그 결과, 푸치는 시대의 감각을 반영하면서도 고유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독보적인 럭셔리 하우스로 진화해 왔다.

2021년 LVMH 그룹에서는 카밀 미첼리를 푸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공식 임명했다. 그녀는 어릴 적 어머니의 권유로 패션계에 입문, 16세에 첫 인턴십은 아제딘 알라이아에서 시작하여 샤넬, 루이비통, 디올 등 유명 패션 브랜드에서 탄탄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그녀는 패턴을 디지털화하기보다는 사람의 손으로 직접 그린 불완전한 선에서 아름다움을 발견, 이를 반영한 보디슈트, 니트웨어, 액티브웨어, 스윔슈트는 '뉴 푸치'의 시대를 여는 대표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외에도 컬렉션 공개와 동시에 즉시 구매가 가능한 '지금 보고, 바로 구매(See-now, buy-now)' 방식을 도입하며, 계절성과 생산 주기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브랜드 운영 전략을 구축했다.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대표 제품들
▷카프리 팬츠 (Capri Pants)
에밀리오 푸치가 처음 주목을 받은 것은, '카프리 팬츠'였다. 발목 위로 떨어지는 슬림한 실루엣과 신축성 있는 스트레치 코튼 소재는 당시로선 파격적인 시도였으며 이는 곧 현대 여성을 위한 자유의 상징이 되었다.
▷프린트 실크 저지 드레스 (Printed Silk Jersey Dress)
1960년대, 에밀리오 푸치는 화려한 프린트 드레스로 세계 패션 무대에 본격적인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아이템은 실크 저지 소재의 맥시 드레스는 가볍고 구김이 가지 않는 특성 덕분에 여행지에서도 이상적이었으며, 유연하게 흐르는 원단 위에 펼쳐진 유기적 기하학 패턴과 선명한 색채는 여성의 움직임에 따라 율동하듯 자유로움을 표현하였다.

▷수영복과 리조트웨어 (Swimwear & Resortwear)
푸치의 수영복, 파레오, 튜닉 드레스는 단순한 비치웨어를 넘어, 리조트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하는 미적 도구로 기능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비치백, 선글라스, 스카프, 비치 타월 등으로 제품군이 확장되며, 브랜드 고유의 감각은 해변을 넘어 일상 속에서도 구현 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코드로 자리 잡았다.
▷스카프와 실크 액세서리(Scarves & Silk Accessories)
푸치의 스카프는 매 시즌 새로운 색감과 프린트 테마를 적용하며 수집가들의 관심을 받았으며, LVMH 인수 이후에는 이를 활용한 프린트 가방, 헤어 액세서리, 텍스타일 오브제 등으로 확장되었다. 오늘날의 푸치 스카프는 브랜드 헤리티지를 가장 간결하게 경험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선물용 및 첫 입문 컬렉션으로도 인기가 높다.
◆푸치 × 협업 컬렉션
▷푸치 × 겔랑(Guerlain, 2024)
1968년 탄생한 에밀리오 푸치의 '마르모(Marmo)'는 지중해 해안선의 곡선, 햇살에 반사된 수면의 움직임, 자연석의 결 등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프린트로 겔랑의 대표 메이크업 라인에 적용되며, 단순한 메이크업을 넘어 패션이 스킨케어와 만나는 예술적 결합을 보여준 협업이다.

▷푸치 × 퓨잡(Fusalp, 2022)
프랑스의 럭셔리 스키웨어 브랜드 퓨잡(Fusalp)과의 협업은 푸치의 프린트를 스키 점퍼, 바지, 퍼포먼스 베이스레이어 등에 적용함으로써 "기능적 럭셔리의 미적 진화"라는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줬다.

박연미 디자이너 명장,디모먼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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