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6월 더위'에 온열질환자 급증…지난해와 비교해 보니

입력 2025-07-02 11:48:23 수정 2025-07-02 21:27:21

5월 15일~6월 30일 전국 470명·대구 21명·경북 53명

1일 포항 남구 해변가 야자수 아래서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대구경북에 지난달 27일 발효된 폭염경보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이미 제주도와 남해안 지방은 아열대 기후로 변했다며, 앞으로 아열대 기후화는 한반도 전역으로 급속히 북상할 것라 예측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1일 포항 남구 해변가 야자수 아래서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대구경북에 지난달 27일 발효된 폭염경보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이미 제주도와 남해안 지방은 아열대 기후로 변했다며, 앞으로 아열대 기후화는 한반도 전역으로 급속히 북상할 것라 예측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열탈진(일사병), 열사병 등 전국의 온열질환 환자가 1년 전보다 20% 가까이 늘었다.

대구는 지난해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경북 지역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발생하지 않았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온열질환 발생이 더 심각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일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전국 500여곳의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모두 470명이었다.

올해의 경우 예년보다 일찍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했는데, 작년 감시 시작일인 5월 20일부터 지금까지의 숫자만 보면 45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1명보다 73명(19.2%) 많다.

대구경북의 경우 온열질환자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대구의 온열질환자는 21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6명에 비해 350% 늘어난 수치다. 경북은 53명이 발생했는데 지난해 같은기간 47명보다 12.8% 늘어났다.

특히 타 지역보다 비교적 여름 기온이 낮은 곳으로 인식되던 경북 북부지역에서도 지난해보다 올해에 온열질환자가 더 빨리 발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5, 6월에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경북 봉화군, 영양군, 안동시 등에서도 온열질환자가 1, 2명 씩 발생, 더 이상 경북지역도 폭염의 안전지대가 아닌 상황이 됐다.

한편, 지난달 28∼30일 사이 전국 곳곳의 낮 기온이나 일평균 기온이 잇따라 역대 6월 신기록을 경신하는 등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 발생도 함께 늘었다. 이 기간 동안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만 147명에 달한다.

총 470명 환자 중 남성이 76.8%이고, 연령별로는 60대가 18.3%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16.0%), 40대(14.3%), 30대(13.8%) 순이었다. 65세 이상이 전체의 31.1%를 차지했다.

절반 이상이 열탈진(51.9%) 환자이며, 열사병(20.9%)과 열경련(13.4%), 열실신(12.8%)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발생 장소는 작업장(24.7%), 길가(17.9%), 논밭(17.4%) 등 실외가 85.5%로 대부분이었고, 발생시간은 오후 4∼5시가 13.2%로 가장 많았다.

대구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최고 체감 온도가 35도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덥겠으니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며 "무더위로 인해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야외 활동과 외출 자제하고 수시로 수분을 섭취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