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2부' 재개 가능성은?
북태평양 고기압을 한반도까지 밀어올리며 장마전선 또한 북쪽으로 내쫓아 이른 한여름 더위를 만든 98W 열대요란이 향후 태풍이 돼 한반도로 올지 시선이 향한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는 일본 남동쪽 멀리 태평양 바다 90W 열대요란의 24시간 내 열대저기압 발달 가능성을 중간(Medium)으로, 필리핀 동쪽 해상 98W 열대요란의 24시간 내 열대저기압 발달 가능성을 낮음(Low)으로 설정, 두 열대요란에 대해 본격적으로 감시 중이다.
열대요란은 열대저압부의 전 단계이고, 태풍의 2단계 전 상태이다. 즉, 열대요란→열대저압부→태풍 순으로 세력이 발달한다.
두 열대요란 모두 태풍이 된다면 먼저 태풍이 되는 순서에 따라 3호 태풍 문(Mun), 4호 태풍 다나스(Danas)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그런데 둘 중 98W 열대요란이 주목할 만하다.
현재 여러 언론 보도에서는 98W 열대요란이 우리나라에 무더위를 야기한 상황을 전하고 있는데, 이와 함께 열대요란이 태풍의 씨앗(두 단계 전)이라는 점에서 향후 예상경로를 주시할 만하다.



▶다중앙상블(GEFS) 모델을 비롯한 예측 모델에서는 90W 열대요란의 경우 애초 육지와는 꽤 먼 바다에서 형성, 이후 진로도 바다에서만 떠돌다 소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98W 열대요란은 전통적으로 동북아시아(한국, 대만, 일본, 중국)로 북상하는 태풍 세력이 형성되는 필리핀 동쪽 바다에 위치해 있어 향후 예상경로에 눈길이 간다.
98W 열대요란은 지난 6월 말 형성돼 태풍으로 발달하지 못하고 와해될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후 다른 저기압 세력과 합쳐져 생명을 연장, 현재 JTWC의 감시망에 든 상황이다.
이어진 GEFS 모델 예측에서는 98W 열대요란이 일본 오키나와 열도를 넘어 제주도 바로 남서쪽 바다까지 북상할 것으로 본다.
우리 기상청 예측 모델인 GDAPS-KIM도 마찬가지로 98W 열대요란이 오키나와 열도를 넘어설 것으로 보는데, 이후 좀 더 서쪽으로 경로를 꺾어 중국 남부 저장성~푸젠성 일대로 상륙할 것으로 본다. 필리핀 루손섬 동쪽에 닿은 뒤 대만과 오키나와 열도 남서단 사이 해상을 거쳐 중국 남부에 상륙한다는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앙상블(Ensemble) 모델의 예측과 유사하다.
즉, 세 모델은 98W 열대요란이 오키나와 열도를 넘어서는 것까지 동일하게 예상하고 있고, 이후 경로에 대해서는 제주도 인근까지 올라가느냐 아니면 중국 남부로 상륙하느냐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장마 후 본격적인 여름철에는 한반도에 자리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태풍을 튕겨낸다. 그러나 가을이 되면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쪽으로 수축, 저기압인 태풍이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이때 고기압의 가장자리가 한반도에 놓일 경우 그 길을 태풍이 마치 기차 레일처럼 타고 이동해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곤 한다. 태풍이 여름보다 가을에 우리나라에 더 영향을 주는 이유다.
그런데 지금은 좀 이른 시점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 자리해 있는 상황이다. 만약 98W 열대요란이 북상하면 튕겨내줄까? 예단하기 이르다. 그때도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 계속 위치해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장마 종료 후 한여름의 북태평양 고기압은 한반도를 전부 덮은 채 아예 틀어앉아 폭염을 만드는데, 지금 '좀 이르게' 한반도를 덮고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은 기단이 견고하게 발달돼 있지 않은 상태다. 98W 열대요란에 의해 이례적으로 북쪽으로 밀려져 온 상황이고, 열대요란 세력 변동에 따라 다시 남쪽으로 쳐지며 덩달아 장마전선도 내려와 장맛비를 뿌리는 날씨를 만들 수 있다. 장마 1부 후 잠깐 무더위가 형성됐다가 장마 2부가 시작될 수도 있는 것.
이 기간 98W 열대요란이 태풍 또는 그에 준한 상태로 북상하며 한반도에 직접 또는 간접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현재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올린 것도 이미 간접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기는 하다) 다만, GDAPS-KIM은 98W 열대요란이 7월 8~9일쯤 오키나와 열도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때까지 아직 1주 넘게 남은 만큼 98W 열대요란이 예상대로 태풍이 될 가능성과 와해될 가능성, 태풍이 되더라도 경로가 변동될 가능성, 그리고 잔뜩 뜨거워진 태평양 바다에서 또다른 태풍 후보(열대요란)가 나타날 가능성 등을 모두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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