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감세법안 통과 후 각국에 상호관세 설정"

입력 2025-07-01 17:34:09 수정 2025-07-01 20:41:56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 통과 직후 관세 협상 재개
일괄 타결 아닌 단계적 협의 모색 가능성 높아

지난달 11일 오전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지난달 11일 오전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1세기대구경제포럼' 세미나에 지역 경제인들이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통상정책에 현황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우태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르면 이주 내 각국 정부와 상호관세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의회에서 공화당 주도로 입법이 진행되고 있는 감세 법안('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통과된 직후 국가별 상호관세를 설정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7월 9일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관세율이 인상되는 걸 보게 되나'라는 물음에 "세금법안이 통과되자마자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마라톤 회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대통령과 (무역 상대국을) 하나씩 검토할 것이고, 최종 결정을 내려 관세율을 설정할 것"이라며 "세계에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과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제이미슨 그리어,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가 해온 모든 일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발효일인 같은 달 9일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했으며, 이후 미국은 국가별 무역협상을 벌여왔다.

이 유예 기간은 오는 7월 8일까지로, 유예를 연장하지 않으면 이튿날인 9일부터는 상호관세가 부과되게 된다.

해싯 위원장의 이날 언급은 미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감세 법안이 통과하면 그간 무역 협상 경과에 맞춰 국가별 상호관세를 재설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상호관세 유예 기간 연장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며 유예 기간 종료 전에 각 무역 상대국에 관세율이 명시된 서한을 보내겠다고 최근 여러 차례 밝혀왔다.

해싯 위원장은 이번 인터뷰에서 현재까지의 협상 성과에 대해 "우리는 수많은 협상(deals)을 갖고 있고, 두 자릿수"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 협상에 대해 "영국과 했던 것처럼 곧바로 합의될 프레임워크들"이라고 설명했다. 프레임워크는 무역 협상 진행 과정에서 최종 협정 서명 전에 주요 원칙을 담아 만드는 '협정 틀'을 지칭한다.

일각에서는 백악관이 무역협상 상대국들과 일괄 타결보다는 단계적 합의를 모색 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번에 포괄적인 무역협상을 타결하는 대신 견해차가 크지 않은 사항부터 합의하겠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무역협상 상황에 밝은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7월 9일까지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경주 중인 미 당국자들은 가장 적극적인 국가들과 단계적 합의를 맺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