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방위병 출신이 국방장관
이재명 정부는 국방부 장관에 안규백 의원을 지명했다. 그는 5선이면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러한 국방위원 경험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각이나 관점은 어느정도 구비했을 것이다. 그러나 남북이 대치되어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민간인 국방장관 그것도 방위병 출신 장관이 잘 헤쳐 나갈 것인가하는 우려섞인 국민의 시선도 많다.
1,2차 세계대전 전간기에 영국군은 기계화전에 대한 전력건설과 부대편성 규모와 대륙에서의 전쟁발발시 개입여부에 대하여 문외한이었던 수송장관 출신 호어 벨리샤가 전쟁성 장관에 임명되자 그는 리델하트를 군사보좌관으로 임명하여 조력을 받았다.
그는 수송장관 재임시 자동차 증가로 도로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오늘날의 도로교통 표지판을 창안하여 교통사고를 현저하게 줄이는 데 크게 공헌한 사람이다. 그래서 교통신호 표지판을 영어로 그의 이름을 따서 벨리샤 비콘(Bellisha's Beacon)이라고 부른다.

방위병 출신이면서 국회 국방위원회 경험은 많이 있는 정치인이 국방부장관으로 지명되었을 때, 그의 군사적 전문성과 작전지휘 능력, 위기대응 능력에서 오는 한계를 극복하려면 다음의 10가지 전략적 보완 방안이 요구된다.
안 의원의 국방장관 임명은 현역의원 출신의 경우 같은 국회국방위원회에서 청문회가 이루어지는데 여야를 막론하고 같이 활동하던 동료를 상대로 송곳같은 예리한 질문을 그것도 5선의원에 대하여 날카롭게 질의하기에는 무리라고 생각되며 또 어차피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여당의 숫적 우세를 야당이 극복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나라의 안보와 국방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조언을 하고자 한다. 받아들이고 안 받아 들이고는 안 의원의 그릇에 달렸다.

◆10가지 전략적 보완 방안
① 국방운영과 군사작전의 분리 명확화
국방부장관은 정책 및 전략을 총괄하고, 실질적 작전지휘는 합참의장 및 각 군 참모총장에게 위임하여 군사 전문성이 결여된 장관이 직접 작전 판단에 개입하지 않도록 한다. 이를 통해 장관의 판단오류로 인한 작전적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② 전문 군사보좌진 체계 구축
장관실 내에 합참 출신 장성급 정책·작전 보좌관, 핵·미사일 전문가, 한미동맹 실무자 등으로 구성된 전문 보좌진 그룹을 조직하여 전문성 공백을 메운다. 특히 위기시 신속한 상황판단을 위한 군 경력 참모조직이 상시 대응토록 한다.
③ 합참의 독립성과 전문성 보장
국방장관은 합참의장을 비롯한 군의 작전부대 지휘관들에게 작전 독립성을 명확히 보장하고, 장관은 전략·정책 수립 및 대외협력, 예산, 인사 등 문민영역에 집중함으로써 군 전문성과의 충돌을 방지한다.
④ 국방컨설팅 네트워크 활성화
군사전문가, 예비역 지휘관, 국방산업계, 전략학계와 연계된 민군복합 자문기구를 구성하여 정책 결정을 다면적 시각에서 검토한다. 이는 국방정책 결정의 민주성과 과학성을 높이는 동시에 장관 개인의 한계를 보완한다.
⑤ 위기관리 및 시뮬레이션 훈련 반복 참여
장관 본인이 국가위기 시나리오 기반 가상 모의훈련(Table-top Exercise), '정치-군사 연습'이란 뜻으로 위기사태 상황의 군사적 측면뿐만 아니라 '정경·외교·사회·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전쟁 위기'를 관리하는 모의 연습을 의미하는 폴밀(pol-mil,Politico-Military)게임,위기관리 게임,연합전구 작전 시뮬레이션,충무계획에 대한 전문가의 브리핑 등에 정기적으로 참여하여 위기상황의 종류별 관리 및 대응 감각을 체득하도록 한다.
⑥ 한미연합협의회 및 다자 군사외교 강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 (SCM),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MCM), 다자국방회의(ARF 등)에 수행관 이상급 군사전문 외교보좌관을 동반시켜 군사외교의 실무적 허점을 줄이고, 장관의 외교 대응력을 높인다. 특히 방산수출관련 전문조력을 받을 필요가 있다.
⑦ 군사정보 판단능력 보완 시스템
북한 핵·미사일 등 전략정보의 분석과 판단을 위해 국방정보본부와 국가정보원 간 협력, 국방전략분석평가 부서를 활용하여 이중 검증체계를 가동한다. 이를 통해 정보공백이나 정치적 오판을 사전에 차단한다.
⑧ 군 내부 신뢰 회복과 정통성 확보
군복무 경험은 실제 해보지 않으면 뜬 구름잡는 것이 많다. 초반부터 예비역장성 간담회, 일선 부대 순시 및 GOP 병영생활 체험, 병사 간담회 등 접촉면을 확대해 실전감각을 확보하고 군 내부 신뢰를 회복한다.
⑨ 국방정책의 초당적 합의구조 제도화
국방정책의 정파적 논쟁을 피하기 위해 국회 내 초당적 '국방정책 협의회'를 정례화하고, 주요 정책은 협의 후 집행하는 정치-국방 통합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⑩ 국방장관 리더십 교육 및 전략적 리터러시 제고
장관 본인은 정기적으로 한국국방연구원(KIDA),합참교리부서,국가안보관련 전략연구소 등에서 제공하는 세미나,리더십 강좌,안보문제 워크숍을 이수하고, 국방전문 언론과 정례 인터뷰를 통해 안보 리터러시를 강화해야 한다.

◆정치가 아닌 전략과 전문성의 균형자
문민 국방장관이 정치적 지명이라는 논란을 넘어서 실질적 전략적 조정자, 정책 총괄자, 국방개혁 드라이버로서 역할을 하려면 위와 같은 10가지 보완 전략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군 내부 신뢰 확보와 위기관리 능력 배양은 필수요소이다. 국방은 궁극적으로 전쟁을 준비하는 일이며, 그 중심에 서는 장관은 정치가 아닌 전략과 전문성의 균형자여야 한다.
이에 대하여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장관의 마음이다.그러나 국가통수부가 군미필자인 상태에서 폭력을 관리하는 장관마저 국방의 상부구조와 하부구조에 대한 국방안보 용어 이해가 미비하다면 NCMA는 완전 봉숭아 학당이 될 것은 불문가지이다.
장관은 발언을 가급적 줄이고 처음에는 경청을 하여야 한다.잘 모르는 상태에서 말을 많이하면 실수하게 된다.경청을 잘하고 지침을 잘 줄 수 있을 때까지 잘 모르는 분야는 반드시 레드팀을 두어 일어날 문제를 사전에 걸러 주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것이다.
위에 제시된 안에 대하여 다층적으로 채택할수록 본인과 국방을 위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군 지휘부의 자발적 복종과 충성을 불러 일으키도록 스스로 낮추는 것과 군인들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태도일 것이다. "내가 누군데 하는 생각"과 "국방위활동을 해봐서 더 잘 알아"하는 우월적 태도를 갖는 순간 국방은 위태롭게 된다. 상처받은 무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릴수 있는 국방관련 업무를 내란청산 핑계로 무리수를 두지 않기를 바란다.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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